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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①]'1박2일' 이정규 PD "한달 도망다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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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1박2일` 출신 이정규 PD가 새로운 수장으로 합류하게 된 소감과 적응 과정을 공개했다. 사진|1박2일팀 조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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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1박 2일’은 대표 국민 예능이다. 지난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굳건히 일요일 안방극장을 지켜온 ‘1박 2일’은 지난 2019년 12월 시즌4로 방글이 PD와 함께 새 출발을 알렸고, ‘순한 맛 예능’이라는 호평과 함께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1박 2일’은 올해 봄 다시 한번 변화를 맞이했다. 방글이 PD가 건강상의 이유로, 멤버 라비가 입대를 앞두고 각각 하차하면서 이정규 PD가 새로운 수장으로 오게 됐다.

이정규 PD는 2011년에 KBS PD로 입사해 ‘1박2일’ 시즌1과 시즌2에 조연출로 참여했으며, ‘개그콘서트’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 ‘축구 야구 말구’ 등의 연출을 맡아왔다. 지난 5월 방송부터 ‘1박2일’ 연정훈 김종민 문세윤 딘딘 나인우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옛 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역대급 낙오와 벌칙, 다채로운 미션 등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정규 PD는 최근 진행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약 11년 만에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생각한 그대로인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카메라 조명 감독님 등은 그대로인 분들도 있다. 막내였던 제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와서 잘해주려고 하고. 어떻게 보면 부담스러울 정도로 나만 잘하면 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합을 맞춰나가는 단계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유대관계를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소소하게 연락도 주고받고 카메라 안 돌아갈 때 이런저런 잡담도 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소소하게 식사를 하긴 했지만, 아직 단체 회식을 못 했다. 다들 스케줄이 바빠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단체 회식하면 조금 더 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처음 ‘1박 2일’ PD 자리를 제안받고 고민도 많았단다. 더욱이 잘 나가던 시즌 중간에 투입된다는 점도 부담이 됐을 터.

이정규 PD는 “한 달 정도 도망 다녔다. 예전에 ‘1박 2일’을 경험해본 사람이니까 힘든 것도 알고 방글이 PD가 그동안 자기만의 색깔로 잘 만들어왔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 왜 나에게 시켰는지 고민이 많았다. 선배들에게도 어떤지 물어봤더니 하지 말라고 하는 분들이 없고, 시즌2를 연출했던 최재형 선배도 회사 대표 예능이니까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보라고 넌 괜찮을 거라고 해주셨다. 예능국 내에서 평가는 모르겠지만, 소위 돌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발칙스러움을 보고 맡기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한 달 동안 고민하다가 시킨 이유가 있겠지 싶어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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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PD가 합류 후 첫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1박2일팀 조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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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촬영은 어땠을까. 그는 “첫 촬영이 나인우 집 습격이었다. 비옷을 입고 방수 점퍼를 입고 주차장에 있는데 엄청 춥더라. 10년 동안 야외 버라이어티가 얼마나 험한 곳인지 잊고 있었던 것”이라며 “사실 첫 촬영은 제작진도 출연진도 제일 힘들었다. 분량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준비했다. 기상 미션에 합창단도 오고 레크리에이션 선생님도 오고 그래서 멤버들도 새로운 제작진이 빡세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 나쁜 건 아니고 적당히 긴장한 것 같다. 김종민 형도 재미있는데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에서 따로 이렇게 하라거나 말씀 주신 건 없고 믿어주셨다. 오히려 가이드 라인을 잡아줬으면 고민을 덜었을지도 모르겠다. 저희가 예전 색깔을 꼭 보여줘야겠다거나 생각한 건 아니다. 제가 나영석 최재형 선배에게 배운 것들이 묻어 나온 것 같다”면서 “지금 메인 작가는 시즌2 서드 작가였다. 시즌3, 4 출신 작가와 연출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경험자들이 있는 거다. 그런 부분에서 옛날 느낌이 자연스레 나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재미있던 액기스를 산출할 수 있지만, 그래도 했던 걸 할까봐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정규 PD는 “오프닝을 톨게이트에서 시작한 건 이전 시즌에는 익숙한 문법이었는데, 이번 시즌 멤버들은 신기하게 생각하더라. 그걸 보면서 ‘1박 2일’을 2~3년 경험한 출연진과 저희의 시너지가 잘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익숙한 건데 멤버들은 새롭게 받아들이니까. 솔직히 더이상 새로운 게임이 있나 싶지만, 조금이라도 새로울 수 있는 걸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진행팀이 직접 게임을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하고, 아직 멤버들과는 친해지는 중이다. 연출자가 바뀌고 출연자가 빠진 상황에서도 열심히 따라줘서 감사하다. 전우애가 쌓이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처음엔 방글이 PD와 함께 연정훈 김종민을 만나 인사를 나눴어요. 인사치레인 줄은 모르겠지만, 방글이 PD가 정규 선배가 하니까 걱정 없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죠. 두 달 해보니까 순한 형제들의 매력이 있어요. 지금은 계속 맞춰나가고 있어요. 카메라 꺼졌을 때 많이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잡담이 될 때도 많지만 서로 친해지는 게 먼저니까요. 방글이 PD와 멤버들의 친밀도를 따라가려면 멀었죠. 이전을 뛰어넘겠다거나 그런 것도 없고 그걸 깨부수고 새로운 판을 짜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이들이 지금까지 가져온 케미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죠.”(인터뷰②에 계속)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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