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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법인세 인하땐 삼성전자만 1조6천억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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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매출 기준으로 따져보니

10대재벌 4조106억 감세 효과

총 감면액 6조의 3분의2 달해

법개정안 통과땐 내년부터 적용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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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재벌 경제력은 커진 반면 고용은 제자리인 상황에서,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추진 중이다. 2021년 세전이익 기준으로 보면, 최고세율 인하에 따른 법인세 감면액이 6조원을 넘고, 감면액 중 3분의 2 가량은 10대 재벌 계열사에게 돌아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상 ‘재벌 감세’인 셈이다.

26일 케이프투자증권 분석 보고서를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면 2021년 기준으로 삼성전자 법인세가 1조5916억원 감소하는 등 119개 기업이 6조1590억원 감세 효과를 본다. 정부는 최근 민생안정대책으로 유류세 인하 연장과 인하 폭을 확대하며 5조원의 세수가 줄어든다고 밝혔는데, 이를 6∼7개월 가량 더 이어갈 수 있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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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재벌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9개 재벌 62개 계열사가 총 4조106억원의 세금 혜택을 본다. 감세액의 65%가 10대 재벌에 돌아가는 셈이다. 삼성에선 전자·에스디아이(SDI)·물산·생명·화재·전기·카드·증권 등 11개 계열사가 총 1조8972억원의 감면 헤택을 본다. 전체 감세액 가운데 30%를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셈이다. 에스케이(SK)에선 하이닉스·이노베이션·텔레콤·가스 등 10개 계열사가 6446억원, 현대차에선 모비스 등 7개 계열사가 6011억원, 엘지(LG)에선 전자 등 9개 계열사가 4392억원, 한화에서 4개사가 1438억원, 지에스에선 3개사가 1048억원, 롯데에선 2개사가 615억원, 신세계에선 2개사가 609억원, 씨제이에선 2개사가 575억원의 감세 혜택을 본다.

법인세 인하는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 계획대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 2023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재벌 감세가 투자나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실리콘밸리를 관할하는 캘리포니아주는 기업의 영업이익에 법인세(21%)와 지방세(8.84%) 등 총 29.84%의 세금을 부과한다. 우리나라 법인세(25%)와 지방세(2.5%)를 합친 세율 27.5%보다 높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법인세만 보면 실리콘밸리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 법인세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결정적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더욱이 우리 기업들의 실질적인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재벌에게 혜택을 준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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