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전화 한통에 약 배달, 코로나 말고도 몰렸다…제일 많은 질병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분기 이용 환자 100만명 대상 질환 순위 조사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모(41)씨는 지난 3월 비대면 진료 앱인 닥터나우를 통해 석 달 치 탈모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닥터나우는 전화·화상 등 원격으로 의사가 진료하고 제휴 약국에서 약을 배달하는 원격의료 플랫폼 업체이다. 김씨는 오미크론이 한창이던 2월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처음 닥터나우를 이용했다. 당시 전화 한 통으로 약이 집에 배달되는 게 신기했다. 3월에는 같은 방법으로 탈모 약을 타게 됐다. 진료비 2만원에 약값 5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의사 얼굴을 보고 약 처방받기도 민망하고, 어차피 병원에 가도 의사가 두피 상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약을 처방해준다”며 “비대면 진료와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한다.

중앙일보

닥터나우 앱 이미지. 사진 닥터나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60만명. 지난달 기준 닥터나우 누적 이용자이다(중복 포함). 닥터나우는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이용자가 8만명에 불과했는데 약 1년 반 만에 70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초까지 이용자의 80% 이상이 2030 젊은 층이었는데 최근에는 40대 이상도 느는 추세다. 올해 1~3월 이용자 100만명을 조사했더니 30대 이하가 65%를 차지했고, 40대 이상이 35%였다. 전 연령층이 고루 이용하고 있다. 전신영 닥터나우 홍보팀장은 “신규 앱인 만큼 초기에는 20대가 주요 이용층이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며 어르신 사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최다 이용 연령대는 30대이다. 최연소 이용자는 1세, 최고령 이용자는 102세였다. 닥터나우는 “휴대폰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자녀나 노부모를 둔 가족이 대리 접수해 비대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1~3월 이용자(100만명)의 1위 질병은 코로나19(52%)이다. 오미크론이 한창 유행하던 지난 2월 정부가 재택치료 일반관리 군을 대상으로 '셀프 치료'를 도입했는데, 이게 닥터나우 이용을 촉진했다. 비(非)코로나 질환은 감기(15%), 피부염(8%), 질염(4%), 통증(4%) 등의 순이다. 피부염은 아토피염·여드름·습진 등이다. 통증은 두통·복통 등이 대부분이다.

전신영 팀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내과나 이비인후과 의원 가기가 꺼려져 감기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질염은 상위권에 올랐다. 타인 시선 때문에 병원 가는 게 꺼려지는 대표적 질병이다.

중앙일보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코로나19와 감기를 제외하고 남성은 40대 이하에선 피부염과 탈모, 50대 이상에선 만성질환과 통증이 상위권에 올랐다. 만성질환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이다. 여성의 경우 40대 이하에선 질염이나 생리통처럼 부인과 질환 환자가 많다. 50대 이상은 만성질환과 통증 진료가 많았다.

전신영 팀장은 “피부염과 질염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 병원 가기가 꺼려지고,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며 “경증 질환이지만 전문의 치료가 필요해 많이 이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간 정말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밝혀진 만큼 향후 원격의료 법제화 논의 때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중심의 비대면 진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의약품 처방이 상시화되면 의료 이용이 과다해질 수 있고 약 오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닥터나우 측은 그러나 2년간 사고 난 게 없다고 항변한다.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이에스더·황수연·어환희·이우림·최서인 기자 sssh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