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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적도개미운동에 IB먹거리도 풍부"…K-증권사, 인니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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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인플레이션 시대, 인사이드 인도네시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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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인도네시아로 달려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이른바 '적도개미운동'이 벌어지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데다 경제 성장에 따른 IB(투자은행) 수요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인니, K-증권사 현지법인 9개…아시아 중 1위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8개다. 90년대에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11년 이후 키움증권(현지법인 개수 2개),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2개), 한국투자증권(2개) 등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올해 1월 KB증권이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밸버리(Valbury)증권을 인수하면서 국내 증권사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9개로 늘었다. 인도네시아는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 중 국내 증권사의 현지법인이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KB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주식 신용공여 경쟁력을 높이고 IB와 자산관리 부문 사업도 펼칠 것"이라며 "이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그룹의 계열사와 협업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거래 증가세 계속…IB 시장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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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나서는 것은 세계 4위에 이르는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 등을 바탕으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도 국내 동학개미운동과 비슷한 '적도개미운동'이 일어났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에만 약 300만개의 신규 주식거래 계좌가 개설되며 주식계좌가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다. 전체 계좌 수는 약 700만 좌로, 전체 인구 2억7000명 중 2%에 불과해 아직도 성장 여력이 풍부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증시의 거래대금은 약 1810조루피아(약 15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외국인 거래대금도 28% 늘었다.

국내 금융사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인수를 추진·자문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인도네시아의 금융 선진화와 IB 부문 성장도 국내 증권사들의 현지 진출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양은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M&A(인수·합병), CB(전환사채) 발행, IPO(기업공개) 등 IB 먹거리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으나 최근 IB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인니 시장 점유율 1위…한투, IPO 등 성과

국내 증권사들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은 2020년 최초로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서 연간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시장점유율 9.7%로,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 업계 최초로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를 선진적으로 구축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건강보험 등의 연기금과 현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다수의 기관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IS인도네시아는 수산업 회사 실라캅 사무드라(PT Cilacap Samudera Fishing Industry)의 IPO 대표 주관사를 맡아 지난달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또 지난달 국영 건설업체 ADHI(PT Adhi Karya)의 3200억원 규모의 공모채권 발행에서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전체 발행 물량 중 11.1%인 360억원을 맡았다. 현지 대형 증권사 못지않은 인수 실적이다. 지난 2월에는 세계 1위 펄프생산 제지업체 INKP(PT OKI Pulp & Paper Mills)의 공모채권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2018년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 기업의 김치본드(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를 발행했고,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현지 기업의 김치본드 발행을 주관했다. 지난해 2076억원 규모의 상장기업 공모채와 사모사채 인수·주선 등을 진행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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