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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스피 최저치 찍을때 '인니주식' 최고치 찍었다…고공행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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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김근희 기자] [인플레이션 시대, 인사이드 인도네시아]①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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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vs '7.0%'

올해 코스피 지수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JCI)의 등락률(연초대비 6월24일)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며 코스피가 지난해 말 2977.65에서 2366.6로 추락하는 동안 JCI는 6581.48에서 7042.94로 올랐다.

JCI는 미국증시와 비교해도 성과가 좋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지난연말 고점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지만 JCI는 고점 대비 -5.6% 수준에 불과하다. JCI는 2020년 3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세계경제를 뒤덮었을때 4000선 초반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이내 회복했다. 특히 올해 4월까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피와 JCI의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2000년 초 600대에 머물던 JCI는 20여년동안 10배 이상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3~4배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이다. 최근 글로벌 공급난 심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세계경제가 신음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오히려 수혜를 볼 지역이다. 금리 인상 타격도 비교적 크지 않다.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35% 정도다.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다. 원자재가 전체 수출액의 41% 가량을 차지한다. 천연가스·원유·석탄 등 에너지뿐 아니라 니켈 등 금속, 팜유·고무·커피 등 농산물까지 여러 원자재를 생산한다.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올랐다. 인도네시아가 인플레이션 시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팜유는 식용으로 쓰이는 팜올레인유(RBD)로 가공된다. 여기에 메탄올과 첨가제를 넣어 가공하면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디젤이다. 식용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확장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이다. 전 세계 팜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다.

2억7000만명(세계 4위 수준)이 넘는 인구, 그에 따른 큰 시장도 인도네시아의 강점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평균연령이 낮다. 소비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다. 식음료 등 소비재 산업이 크기에 좋은 토양이다.

글로벌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정부 봉쇄조치로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는 게 오히려 인도네시아엔 호재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속도도 빠르다. IT(정보통신) 기반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예상 경제성장률은 5.3%다. 코로나 19로 위축된 민간 소비의 회복,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출 호조가 예상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조에도 물가상승률과 환율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JCI는 2000년 이후 20여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 지수가 부진할 때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됐다.

그 결과 미국 연준(Fed)의 긴축적인 스탠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조정장세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다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는 더욱 강력해졌다. 1분기 인도네시아 증시 외국인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3월 기준 8890조 루피아(한화 약 780조5500억원)에 육박한다. 상장 주식수는 778개다.

심태용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기업 중에는 광물채굴 및 유통 기업, 팜유생산기업, 에너지 기업 등이 있다"며 "다양하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인도네시아 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양은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금융기관 규제나 관행 때문에 고생한 해외기업들이 많지만 현지화를 제대로 해 시장을 선점하기만 한다면 향후 성장할 기회가 많다"며 "인도네시아의 금융시장이 큰 그림에서 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팀장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지역의 대장국가"라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성장정책을 잘 펼치고 있고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섬나라 특성상 주요섬들을 중심으로 제조업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로 전기차 등 밸류체인을 가져오려고 하고 있어 유망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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