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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출신 양향자, 與 ‘반도체 특위’ 위원장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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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과 의지를 믿겠다” 국민의힘의 제안 수락

검수완박 반대해 민주당과 대립

“반도체에 여야·이념 따로없어… 산업 수호·육성에만 전념할것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을)이 국민의힘이 제안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겠다고 밝혔다. 야당 출신, 그것도 광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이 국민의힘 특위 위원장을 맡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지난 4월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친정인 민주당과 대립하기도 했다. 현재 여야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등을 놓고 대치 중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무소속과의 연대를 통해 ‘협치’ 시동을 걸며 여론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저는 여야가 함께하는 국회 차원의 반도체 특위를 제안했고, 국회 개원 즉시 특위를 설치한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국민의힘의 그 약속과 의지를 믿고 반도체 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경제이자 안보”라며 “여야와 이념이 따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도약이나 쇠퇴냐의 기로에 서 있다. 헌정 역사상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에게 맡겨야 할 만큼 중차대하다”고 했다.

양 의원은 지난 19일만 해도 여당의 특위 위원장 제안에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회 차원의 특위일 때 위원장 수락을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고사했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 일단 여당 특위 위원장을 맡고, 이후 국회 특위로 확대해 가자는 국민의힘의 타협안에 동의했다.

조선일보

광주 서구 도시공사 13층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 국회의원-당선인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양향자 국회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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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지난 9일 ‘반도체 특위’를 띄울 때부터 양 의원을 위원장으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성일종 정책위 의장이 나서 직접 수차례 만나 설득했고, 양 의원도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협치의 명분을 살리고, 양 의원은 전문성을 지렛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나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양 의원은 ‘고졸 출신 삼성전자 여성 임원’이란 상징성이 있을 뿐 아니라 호남 출신이어서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한 반도체 메모리 분야 전문가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이 됐지만 지난해 7월 보좌진의 성범죄 문제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지난 4월 검수완박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양 의원의 무소속 신분을 활용해 법안을 강행하려고 법사위원으로 보임했지만 “양심에 따라 반대한다”며 사실상 ‘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민주당 복당 신청까지 철회했다. 지난 25일엔 보수 성향의 김종민 변호사가 쓴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란 책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은 이날 “저는 특정 정당에 소속됨이나 입당 없이 오직 반도체 산업의 수호와 육성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가능성은 열려있다”면서도 “일단 (특위 활동으로) 성과를 낸 뒤 생각할 일”이라고 했다. 양 의원이 과거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굳이 월북이 아니라고 (국민의힘이) 우기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문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양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민주당 출신으로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민주당이 이 의원의 국민의당 활동 전력 등을 문제 삼아 복당을 불허한 뒤였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목포·순천·광양 시장 등과 7월 중으로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단체장들도 예산 등의 도움을 받기 위해 만남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무소속을 고리로 한 ‘서진(西進) 정책’에 민주당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후폭풍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자칫 민주당 내 계파 충돌 등 혼란이 커지면 여당의 무소속 끌어안기가 야권 이탈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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