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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폭염 앞으로 계속될 것"…동시다발적 폭염에 숨 막히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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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9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의 루스트가르텐 공원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들이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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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염이 지구촌 곳곳을 덮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일 기록적인 무더위로 수십개 주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으며 중국과 일본도 40도가 넘는 때 이른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북미 동부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폭염이 동시다발적으로 관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프랑스와 스페인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0도를 훌쩍 넘겼다. 프랑스의 폭염은 지난 1947년 이후 가장 이른 시기로 기록되고 있다. 독일도 최고기온이 연일 40~43도를 찍고 있다.

미국은 최근 기온이 약 38도까지 오르자 16개 주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AP 통신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104년 만에 최고 기온을 찍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수천 명의 노숙인이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6월 초 피닉스의 최고 온도는 45.5도까지 치솟은 바 있다.

아시아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6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동일본을 중심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전날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기온이 40.2도까지 올랐다. 이는 역대 일본에서 관측된 6월 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도쿄 도심도 이날 35.4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64개 관측 지점에서 35도를 넘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심에서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은 것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1875년 이래 올해가 가장 이르다.

중국에서도 이번 주 북부와 중부 지역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면서 주민에게 외출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앞서 인도는 지난 3월 최고 기온 33.1도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22년 만에 가장 더운 3월을 맞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지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폭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특히 과학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상 여러 곳에서 동시에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더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기상학회(AMS)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9월 북반구에서 최소 한 번의 대규모 폭염이 일어난 평균 일수는 1980년대~2010년대 사이 73일에서 152일로 2배가량 늘었다. 두 번 이상 발생을 기준으로 삼으면 평균 일수가 같은 기간 20일에서 143일로 7배 넘게 뛰었다.

기후과학자 앤드루 데슬러는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북반구 중위도에 있는 모든 지역이 화씨 100도(섭씨 37.78도)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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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무더위에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 사진은 이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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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때 이른 무더위에 동물들도 고통받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중부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 폭염에 시달린 소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AP통신은 미국을 덮친 폭염뿐만 아니라 습도가 치솟고 바람까지 크게 약해진 기후 상황이 집단 폐사의 원인이라고 봤다. 이상고온에 높은 습도로 푹푹 찌는 날씨까지 겹치자 열에 노출된 소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앞서 한낮 수은주가 42도까지 치솟은 스페인 남부 세비야와 코르도바에서 수백 마리의 새끼 칼새가 도심 길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된 일도 있었다. 또 남반구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5월부터 '작은 파란 펭귄'이라고도 불리는 쇠푸른펭귄이 떼로 죽은 상태로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는 라니냐로 인한 뉴질랜드 북부 해역의 수온 상승으로 펭귄들이 멸치나 정어리 같은 먹이를 찾기 힘들어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CNN에 따르면 이들 펭귄을 부검한 결과 복부 지방의 비중이 크게 줄었고 해안으로 떠밀려오기 전 영양실조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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