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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규시즌 MVP의 부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두산, 미란다에 미련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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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콜업 후 첫 경기 KIA전 난조

김태형 감독 “더 이상은 힘들어”

경향신문

두산 미란다. 정지윤 선임기자


증명할 게 많았다. 증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두산 왼손투수 아리엘 미란다(33)는 건재함을 내보이지 못한 채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구단은 교체 수순을 밟기로 했다.

미란다는 26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 달 만의 1군 복귀전에서 최악의 투구를 선보여 콜업 하루 만에 짐을 쌌다. 전날 KIA전에서 0.2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남발하며 4실점을 한 뒤 강판됐다. 1이닝도 못 채우고 몸에 맞는 공 1개를 포함해 사사구를 7개 던져 역대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을 갈아치웠다.

투구수 70~80개를 기대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최고구속 146㎞의 직구를 던졌지만 높은 지점에서 내리꽂는 위력적인 투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1회 시작부터 3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미란다가 던진 공 46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7개(37.0%)에 불과했다. 삼진을 2개 잡긴 했지만 밸런스가 들쑥날쑥해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웠다.

MVP의 위용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미란다는 지난해 28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 2.33으로 맹활약했다. 평균자책 1위와 탈삼진 1위(225개)를 발판 삼아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어깨 피로 누적으로 정규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자리를 비웠는데도 구단은 옵션 없이 190만달러(약 24억원)에 재계약했다.

구단의 기대와 달리 어깨 문제가 올 시즌에도 발목을 잡았다. 개막 직전 어깨 통증을 호소해 시즌 출발이 늦었다. 4월 중하순 2차례 등판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 3.86에 그친 뒤 왼쪽 어깨 근육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다. 구단은 높은 계약 총액과 선수의 의지 등을 고려해 충분한 시간을 줬다. 달라진 건 없었다. 올해 미란다가 남긴 건 3경기 평균자책 8.22의 초라한 성적뿐이다.

미란다는 MVP의 영광을 뒤로한 채 두산과 작별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날 “미란다가 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줬고 더 이상은 힘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7월에 미국에서 (영입할 만한) 선수들이 나온다고 한다”며 “일단 리스트를 올려놓고 빨리 접촉해서 가능한 선수를 데려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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