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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내렸지만…기름값은 못 잡고 정유사는 ‘횡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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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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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판매가격 가파른 상승세
내달부터 유류세 37% 더 낮춰도
국내 오름세, 국제 상승 폭보다 커

고유가 덕에 정유사 ‘홀로 초호황’
‘횡재세’ 등 초과 이윤 환수 목소리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7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국내 주유소에 좀처럼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지난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115.8원으로 전주 대비 34.8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전주 대비 44.5원 오른 ℓ당 2127.2원이었다. 이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는 유류세 추가 인하 효과를 상쇄할 정도의 가파른 상승세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37원, 경유는 ℓ당 38원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유소의 판매가격 상승 폭이 국제유가보다 더 큰 점도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국제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전인 2021년 11월11일에 비해 ℓ당 420원 올랐다. 정부가 유류세를 30%(ℓ당 247원) 인하하면서 인상분은 ℓ당 173원이 됐다. 그러나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전국 1만792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ℓ당 평균 294.52원 인상됐다. 국제 휘발유 가격 인상분보다 121.52원이 더 오른 셈이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ℓ당 173원보다 적게 인상한 주유소는 81개로 조사 대상 주유소의 0.75%에 그쳤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국제가격 상승분에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반영하면 ℓ당 384원 상승해야 하지만 실제 주유소에선 507.25원이 올랐다. 전국 주유소 중 384원보다 적게 가격을 올린 주유소는 38개로 0.35%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올해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8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1조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4개 정유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총 4조7668억원에 달했다.

고유가 덕분에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정유사에 초과 이윤을 세금(횡재세)으로 환수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외부적 요인이 큰 만큼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초과 이익의 일부를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고 한 데 이어 같은 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 등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 불리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횡재세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이 지난달부터 에너지기업에 25%의 초과 이윤세를 부과했고, 미국도 석유회사에 추가로 21%의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과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어디까지 과도한 이익으로 볼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저유가 상황에서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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