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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진핑, 내달 1일 당일치기로 홍콩 갈 듯... 반응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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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매체 "홍콩반환 25년 기념식 출석할 것"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중국 바깥 행보
홍콩 내 반중국 정서 여전... 환영 없는 방문
한국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에서 제14차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화상으로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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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1일 열리는 홍콩 주권 반환 25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홍콩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약 3년 사이 전례 없이 강화된 중국의 홍콩 통치권을 과시하려는 의도이지만, 더욱 싸늘해진 홍콩 민심이 시 주석의 리더십에 상처를 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중국 비우는 시진핑"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홍콩에선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지만, 시 주석은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사는 "시 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 대회와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출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참석'이 아닌 '출석'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서 직접 방문이 아닌 화상 형식의 기념식 참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동선을 최소화한 '당일 치기' 방문이 유력시되고 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주권 반환 20년이었던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이후로 따지면 시 주석이 중국을 비우는 첫 행보가 된다. 코로나19 대량 확산 이후 중국 바깥으로 한 발도 내딛지 않은 시 주석이 이번 기념일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홍콩이 안정화됐다"는 취지의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한 중국은 △홍콩국가보안법 도입(2020년 6월) △애국자만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선거법 개정(2021년 5월) △친중파 경찰 출신인 리자차오(영문명 존 리) 행정장관 선출(2022년 5월) 등을 관철시키며 홍콩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이번 행사는 중국의 홍콩 통치권과 중국이 주장하는 이른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완성을 자축하는 자리가 되는 셈이다.

"홍콩의 반중 정서 여전... 축복 분위기는 아냐"

한국일보

26일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들이 홍콩의 한 아파트 건물 복도 외벽에 줄지어 걸려 있다. 홍콩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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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 주석은 홍콩인들의 환영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간선제로 정계를 장악한 현 홍콩 집권 세력에 대한 홍콩 민심의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간선제 개편 이후인 지난해 12월 치러진 입법회(국회)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30.2%를 기록했다. 재스퍼 창 전 홍콩 입법회 의장은 최근 SCMP에 "일국양제가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혹이 이미 일고 있다"면서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의 원칙이 껍데기만 남는다면 득 볼 게 없다는 점을 중국의 지도자들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중 감정이 식지 않고 있는 데다 현 정치 체제가 민주화 세력을 배척하고 있어서 중국의 장기적, 안정적인 홍콩 통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선 많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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