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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름 같은 '준우승 전문'끼리 연장…김민규 "제 골프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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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준우승한 조민규는 "언젠가 좋은 날 오겠죠"

연합뉴스

김민규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6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연장전은 이름이 같은 김민규(21)와 조민규(34)의 대결로 열렸다.

둘은 이름이 '민규'로 같지만 '준우승 전문'이라는 점도 닮았다.

2020년부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민규는 그해 군산CC오픈과 KPGA오픈 준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올해 우리금융 챔피언십 등 준우승만 네 번 하다가 이번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에 맞선 조민규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만 2011년과 2020년, 올해 세 번 준우승했고 지난해 신한동해오픈, 2017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에서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민규는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는 2011년과 2016년 우승했지만, 국내에서는 우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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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을 앞에 두고 인터뷰하는 김민규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둘의 연장전에서 웃은 쪽은 13살이나 어린 김민규였다.

16, 17, 18번 홀의 3개 홀 합산으로 진행된 연장에서 김민규는 17번 홀 보기로 1타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18번 홀(파5)에 들어섰다.

조민규의 티샷이 왼쪽으로 감겼고, 김민규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진행됐다.

김민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공이 살아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오른쪽으로 많이 빗나가 거의 포기할 뻔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두 번째 샷으로 바로 그린까지 쏘는 승부수가 통했고, 왼쪽으로 티샷이 빗나간 조민규 역시 레이업 후 친 세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러프에 빠지는 등 김민규에게 운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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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의 경기 모습.
[코오롱 한국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항상 준우승을 많이 해서, 우승권에만 가면 '왜 그렇게 안 되나' 하며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한국오픈이라는 권위 있는 대회에서 우승해 아직 실감이 안 나지만 오늘 운 좋게 우승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퍼트가 좀 부족했고, 고비 때 타수를 줄이는 클러치 능력도 문제였다"며 "이번 대회에는 오늘 후반에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갔던 것이 승리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14살이던 2015년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힌 그는 KPGA 투어에서 활약하기 전에 유러피언 하부투어에서 실력을 쌓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7월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 자격을 얻은 김민규는 "유럽 경험이 있지만 오래전이고,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라 그때와는 느낌이 다르다"며 "많이 배우고, 또 좋은 성적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그는 "제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앞으로 거리도 늘리고, 퍼트 실력도 더 쌓아서 (미국 진출을 위해) 많이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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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오른쪽)의 경기 모습.
[코오롱 한국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반적으로 준우승한 선수는 공식 인터뷰실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이날은 조민규도 기자회견실에 초청됐다.

조민규는 "언젠가 좋은 날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잘 준비하겠다는 얘기밖에 할 말이 없다"며 "2등을 지금까지 정말 많이 한 것 같은데 그걸 다 일일이 생각하면 저 자신에게 스트레스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도 9번 홀 2벌타를 받는 우여곡절 끝에 준우승한 조민규는 '12월 결혼하는 예비 신부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예비 신부도 예비 신부지만 우선 저 자신을 위해 우승을 하고 싶다"고 답하며 스스로 "화이팅"을 외치고 인터뷰실을 떠났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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