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주인공은 김민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GA·아시안 투어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김민규·조민규 280타 연장

3홀 결과 김민규가 우승해

두 선수 모두 디 오픈 출전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5000만원) 4라운드가 6월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렸다.

이날 날씨는 지난 사흘과 달랐다. 해가 구름 뒤로 숨으며 선선했다.
아주경제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4라운드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티샷 중인 김민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억5000만원으로 향하는 선수들, 따르는 구름 갤러리

2라운드 결과 3·4라운드 진출자는 68명이다. 4라운드 역시 3인 1조 원 웨이 방식이다. 조별 간격은 11분이다. 첫 조(정태양, 주흥철)는 오전 7시, 챔피언 조(조민규, 옥태훈, 사릿 수완나룻)는 오전 11시 17분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티샷을 했다.

선수들은 우승 상금 4억5000만원이 걸린 18번 홀로 향했다. 구름 갤러리가 선수들을 쫓았다.

챔피언 조에 포함된 조민규와 옥태훈은 전날 밤 "하던 대로 하면 우승이 따라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선수를 상대하게 된 수완나룻은 전날 12번 홀에서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티샷한 공에 한 마샬이 맞았다. 공은 그린 근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수완나룻은 "공이 마샬을 맞고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덕분에 칩 인 이글에 성공했다. 마샬 덕분이다. 미안함에 사인한 공과 장갑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허밍 스쿨을 즐기고 있는 어린 갤러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어린 갤러리는 허밍 스쿨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어린 갤러리를 대상으로 허밍 스쿨을 진행했다.

허밍 스쿨은 코오롱 스포렉스가 2014년부터 시작한 재능(체육 교육) 기부 프로그램이다.

5~6명의 아이가 한 조를 이뤘다. 강사의 지도하에 원목 탑 쌓기, 슬로프를 연결하며 공 옮기기 등을 진행했다.

부모는 선수를 따라 갤러리를, 아이들은 허밍 스쿨에서 노는 구조다.

6월 24일은 천안 지역 초등학생을 초청했다. 허밍 스쿨에 참가한 김지유(천안서당초) 학생은 "다 같이 하니까 실수해도 재밌다. 친구들과 함께 그물을 잡고 원목을 옮기는 게 가장 재밌었다. 대회장에 와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은 방문하는 모든 어린이 갤러리를 대상으로 했다. 황동희 코오롱 스포렉스 대리는 "아이들이 대회장에 오면 지루해할 수 있다. 허밍 스쿨을 통해 협동심과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다. 골프에 관한 관심은 덤"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타구 방향을 바라보는 옥태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라운드보다 나아진 깃대 위치, 여전히 어려운 9번 홀과 16번 홀

깃대 위치는 전날보다 까다롭지 않았다. 좌와 우에서 최대 7야드인데 7야드(이상 6.4m)인 홀이 5개다. 최저는 4야드(3.6m)로 6개 홀로 설정됐다. 깊이는 대체로 중앙 아니면 뒤쪽이다.

파4 홀인 9번 홀과 파3 홀인 16번 홀은 지난 사흘과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9번 홀은 전날 단 4개의 버디가 나왔다. 파는 32개, 보기는 27개, 더블 보기 3개, 트리플 보기 2개다.

16번 홀은 버디 5개, 파 40개, 보기 21개, 더블 보기 2개였다.

이날 우승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하는 난관이었다.
아주경제

굳은 표정을 지은 조민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요동치는 4라운드 순위표

전반 9홀 챔피언 조로 출발한 세 선수(옥태훈, 조민규 수완나룻) 중에서는 옥태훈이 지키는 플레이에 성공했다. 첫 홀(1번 홀) 보기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버디 1개(5번 홀)로 만회했다.

수완나룻은 버디 1개, 보기 2개로 한 타를 잃었고, 조민규는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두 타를 잃었다.

챔피언 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세 선수(저린 토드, 이형준, 김민규)가 순위표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전반 9홀 토드와 이형준은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1개를 엮어, 김민규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묶어 두 타를 줄였다.

요동은 후반 9홀로 이어졌다. 초반에 돋보였던 것은 김민규다. 후반 첫 홀(10번 홀)은 보기를 범했지만, 12번 홀과 15번 홀 버디를 기록했다. 18번 홀에서는 아쉬운 보기를 적었다. 이날 69타(2언더파), 합계 280타(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옥태훈은 14번 홀에 이어 18번 홀 점수를 잃었다. 생애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조용히 올라오던 조민규에게 기회가 왔다. 18번 홀 버디면 우승, 파면 연장이다. 7m 거리 오르막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이날 72타(1오버파), 합계 280타(4언더파). 김민규와의 연장전.
아주경제

한국오픈 순회배를 품에 안은 김민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연장 혈투 끝 우승자는 김민규

2017년 장이근 우승 이후 5년 만의 연장전이다. 한국오픈의 연장전은 세 홀(16·17·18번 홀)로 결정된다. 파3·4·5 홀로 구성된 세 홀 결과 최저타를 때린 선수가 우승한다. 세 홀에서 가리지 못하면 18번 홀에서 연장 승부를 이어간다.

16번 홀은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다. 17번 홀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김민규가 어프로치 실수로 보기를, 조민규는 파를 기록했다. 조민규가 한 타 앞섰다. 연장 마지막 18번 홀, 두 선수 모두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좌측과 우측 러프로 갔다.

조민규는 레이업을, 한 타를 지고 있는 김민규는 깃대를 노렸으나, 그린을 빗나가고 말았다.

어프로치에서는 또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김민규는 깃대와 3m 거리에 공을 붙였다. 조민규는 어프로치 실수에 이어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김민규가 퍼트를 들고 공을 굴렸다. 버디.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김민규의 생애 첫 정규 투어 우승이다. 37개 대회만이다.

김민규는 준비된 푸른색 한복 정장(리을)을 입었다. 맵시가 났다. 4억5000만원(우승 상금)의 주인이 순회배를 하늘 위로 뻗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카드 5년, 아시안 투어 카드 2년을 받았다.

김민규는 2015년 15세 나이로 국가대표가 됐다. 최연소 기록이다.

2017년에는 챌린지(DP 월드 2부) 투어 D+D 리얼 체코 챌린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7세 64일 나이로다. DP 월드 투어와 챌린지 투어 통합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아주경제

기자회견 중 미소를 보이는 김민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나란히 향하는 두 민규

지난해 한국오픈 상위 1·2위는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카테고리가 다시 추가됐다. 그 결과 연장 승부를 펼친 조민규와 김민규가 150주년을 맞이한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향한다.

지난 사흘간 상위권에 있었던 토드는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 챔피언십은 선수들의 버킷리스트"라고 설명했다. 토드는 281타(3언더파) 3위로 아쉽게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먼저 방문한 2위 조민규는 "(우승은) 어려운 숙제다. 좋은 날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나아가겠다. 내공이 쌓이고 있다. 우승만 남았다. 처음 유럽에 간다.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1위 김민규는 "최고 권위 대회에서 우승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항상 준우승을 해왔다. 왜 안 되는 걸까 생각했다. 이겨내자고 생각했다. 운 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규는 "연장 마지막 홀 두 번째 우드 샷은 내 선택이었다. 라이가 좋지 않았지만, 보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우승 직후 아버지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감사하다. 유럽 대회는 많이 나가봤지만, 디 오픈 챔피언십은 다른 느낌이라 생각된다. 세인트앤드루스도 어릴 때 많이 듣던 코스다. 빨리 가보고 싶다. 내 골프는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발달 장애 골퍼 이승민의 어머니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최고 순위를 기록한 아마추어에게 주는 '베스트 아마추어' 상은 290타(6오버파)를 기록한 국가대표 장유빈에게 돌아갔다.
천안=이동훈 기자 ldhlive@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