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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 텀블러에 체액 테러… 외신도 다뤘던 그 공무원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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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판사봉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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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 동료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수차례 넣은 공무원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최근 공무원 A씨가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A씨는 2020년 1월에서 7월까지 여성 동료의 텀블러 혹은 생수병을 화장실로 가져가 체액을 넣거나 묻히는 행위를 6차례에 걸쳐 했다.

결국 그는 이듬해 2월 품위유지의무 위반 명목으로 해임됐다. 또 4월 법원에서는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돼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성범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8월 A씨는 “성희롱이 아닌 재물손괴 행위에 불과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자위행위를 할 때 어떤 기구를 사용할지는 성적 자기 결정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유”라며 “성적 언동이나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A씨 반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특정 직장 동료를 성적 대상화해 이루어진 이 사건이 단순히 원고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개인의 성적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 본인은 물론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정도로 매우 심각하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심한 정도의 비위”라고 지적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도 소개된 바 있다.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체액 테러’ 사건을 다룬 기사에서다. 가디언은 A씨 사건과 2019년 대학 내에서 벌어진 신발 체액 테러 사건을 언급하고 재물 손괴 혐의로 각각 300만원과 50만원 벌금형이 내려졌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체액 테러 피의자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법 조항이 없다. 한국은 성추행과 성폭력처럼 직접적인 접촉과 협박이 있어야만 성범죄로 간주한다”며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범죄를 폭넓게 인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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