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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00원, 위기일까…숨죽인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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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50원 오른 1301.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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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다시 넘어선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어떻게 봐야할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가 다시 도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반면 과거와 달리 단순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을 경제 위기의 징후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추 부총리는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에 대해 “달러화 강세로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어 (우리 만의) 위기 징후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쏠림현상이 심해지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직후 등 세 차례다. 원·달러 환율은 위기국면이 아니라면 1300원대로는 좀처럼 올라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에 따른 수급적 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2009년 경제위기 때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2009년에는 달러인덱스가 80대 중반이었으나 현재는 100대 중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1300원은 그리 비이성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8.5%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8.4% 하락했다. 엔화 등 다른 나라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만큼만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특별히 한국경제가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최근 한국 국채(외평채 5년물 기준)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낮은 점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점으로 꼽힌다. CDS 스프레드는 채권을 발행하는 측에서 부도가 날 것에 대비해 지불하는 보험 수수료다. 수치가 높을 수록 부도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국채 CDS 스프레드는 최근 0.04%포인트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과거 원·달러 환율 1300원 대는 3.0%포인트 이상에서 움직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은 “신용위험을 대변하는 CDS 스프레드와 원·달러 환율 수준을 비교해 보면 CDS 스프레드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1300원을 넘어섰다고 당연히 위기 국면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한국이 순채권국으로 바뀌어 환율급등 시에도 일방적으로 위기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통화당국은 보고 있다. 기업의 해외투자,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등 민간영역에서 투자한 달러가 원채 많아 위기시에는 국내유입되는 달러도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강달러가 계속되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을 약화시켜 결국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세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약세라도 수출증가에는 별도움이 안되는 반면 원자재 수입 부담은 커져 기업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수물가를 계속 자극해 내수시장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투자가 최근 급증한 것도 강달러 시대에는 부담이라고 지적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이상 상승하면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미국보다 가계 총부채 상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한국 내수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고. 원화 약세에도 수출 금액이 감소한다면 이는 글로벌 수요 감소 우려에 따른 기업이익 감소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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