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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혼돈의 국민의힘, 이준석 논란 무한루프는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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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연승을 하고도 대혼돈에 빠졌다. 혼돈의 중심에는 이준석 대표가 있다. 이 대표가 추진한 혁신위원회를 두고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분열했다. 이 대표와 친윤(석열) 그룹, 안철수 의원 간 갈등도 진행형이다. 여기에 초유의 여당 대표 징계까지 겹치면서 당은 소용돌이에 빠진 상태다. 징계 문제가 종결된다고 해도, 논란과 갈등이 마무리된다는 보장도 없다. 여권 내 권력 싸움 양상이지만, 이로 인해 집권 초기부터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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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지난해 6월 취임한 이후 1년여 동안 갈등과 논란은 무한루프처럼 이어졌다. 대선 경선 기간 동안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사이 갈등이 시작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된 뒤에도 이 대표는 윤핵관은 물론 윤 후보와도 극심한 갈등을 표출했다. 이 대표가 두 차례 ‘파업’을 한 뒤, 의원들이 나서면서 두 사람 사이가 진정됐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에도 혁신위원회 출범 등을 두고 이 대표는 정진석 의원 및 배현진 최고위원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안철수 의원과의 갈등은 상수가 됐다.

정점은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였다. 이 대표와 대립하던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 측이 윤리위 등 당내 문제를 거론하면서 내전 양상으로 전환됐다. 장 의원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대통령이 (당선되며) 집권 여당의 지위가 부여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음날인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며 “이제 다음주 내내 간장 한사발 할 거 같다”고 적었다. 간장은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해석된다. 윤리위 문제가 당권 구도와 내전의 승패까지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되면서 여권의 블랙홀로 작동하는 셈이다.

이 대표가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선 것은 사실이지만, 원인까지 제공했느냐에 대해선 이견도 있다. ‘0선, 30대’ 당대표라는 파격의 역사를 쓴 이 대표의 스타일이 기존 정치 문법과 맞지 않은 데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도 견제의 결과란 해석이 있다. 한 초선 의원은 26일 통화에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이 대표를 몰아 내고 싶은 사람들이 연합으로 집중 공격을 하기 때문”이라며 “누구 탓이 더 큰지는 각자 판단해야 할 일이지만 공격을 받으면 반격을 하는 것이 맞다. 수비만 해서는 견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의 입지가 강하지 않아서 반대파들이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 대표 스스로 논쟁과 갈등을 유도한다는 평가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성마른 성격이 위기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이 대표가 젊기 때문에 오히려 대부분 나이 많은 의원들이 이 대표 앞에서 비판적인 얘기를 못하는 편”이라며 “그런데도 갈등이 심한 건 이 대표가 미리 공유하지 않고 먼저 내지르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측에선)탄압받는다고 하는데 결국 누구랑이든 항상 저런식으로 갈등이 생기는 건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복합적으로 쌓여가는 당내 갈등과 논란이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윤리위원회 결과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감지된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문제는 결국에는 대통령의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 결과에 따라 당 내분은 물론 남성 청년들의 지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당장 이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 그것대로 후폭풍이 클 것이고, 다음 당권을 노리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6개월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리위가 끝나더라도 이 대표를 중심에 둔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회생한 이후에는 윤리위 절차를 문제삼을 것이고, 반대파에 대한 싸움을 이어나갈 거라는 취지다.

박순봉·정대연·조문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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