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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결단의 시간’ 다가오는 이재명···‘108번뇌’ 결과는 ‘출마’? 당내 불출마 압박과 비판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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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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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에게 ‘결단의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다. 비이재명계 주자들의 불출마 압박에 이어 친이재명계에서도 조기 결단 요구가 커지자 출마 여부 발표 시점을 최종 고심하면서다. 친이재명계에선 이 의원이 이르면 다음주 중에 출마를 결단하며 자신을 향한 비판과 책임론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여전히 출마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답하고 있지만, 연일 민생 문제를 언급하며 리더십 다지기에 나서 사실상 ‘출마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이 의원의 막판 고심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지난 23~24일 당 워크숍에 참석해 자신의 출마에 대한 의원들의 찬반 의견을 직접 들었지만 “고민 중이다” “108번뇌를 하고 있다” 등의 말로 확답을 피했다.

일단 출마 쪽으로 기운 상태로 알려져 있지만 비이재명계 주자들의 고강도 불출마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친문재인계 당권 주자였던 전해철 의원이 지난 22일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다른 친문계 주자인 홍영표 의원도 “당을 위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친이낙연계 주자인 설훈 의원도 “나도 안나갈 테니 이 의원도 나가지 마시라”고 직격했다.

반면 친이재명계 등 내부에서는 조기 결단 요구 목소리가 이 의원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 등 친이재명계 당권 주자들과의 내부 정리를 위해서도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26일 통화에서 “정치 생명이 걸린 일인 만큼 이 의원도 마지막 고민은 할 것”이라면서도 “빨리 당대표로 나서서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의 출마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제각각 커지자 이 의원의 결심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의원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면전에서 비토가 쏟아진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7월초쯤에는 자신의 계획을 발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친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선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수사 방탄용 출마’ 비판, 세대교체론 요구 등이 복잡하게 얽힌 전당대회 판도지만 이 의원이 차기 대선 행보를 가기 위해선 당권 출마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의원이 최근 민생 문제를 잇따라 언급하고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워크숍에 이어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때문에 민생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 민생경제 대응을 요구했다. 워크숍에서는 ‘공매도 금지’와 ‘유류세 중단’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생을 매개로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차기 야권 지도자의 리더십을 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출마 비판 여론도 거듭해서 나오고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SNS에 글을 올려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무엇이 개인적 손해이고 번뇌할 일인가”라며 “개인적 손해를 따질 만큼 한가하고 계산적이라면 공적인 임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는 것을 스스로 자처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 전 장관은 “자신만의 결정이 옳다는 독단과 아집 때문에 국민이 힘들어 한다”며 “초심을 잃어가는 모습에 국민들은 허탈하고 짜증나고 힘들어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의 출마가 팬덤정치 논란 등으로 대변되는 ‘당심·민심 괴리 현상’을 가중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의원의 ‘108번뇌’의 결과를 놓고 야권의 눈과 귀가 점점 집중되고 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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