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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통신서비스에만 집중된 디지털 복지...한국·미국 등 개선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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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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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보편서비스 개선을 위한 연구를 본격화하면서 통신사는 그간 통신 3사가 분담해온 취약계층 요금감면을 디지털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변화된 디지털 이용환경을 고려해 수혜자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등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새롭게 재원을 부담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플랫폼 기업 등과 원활한 논의는 과제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복지 확대·재원 다양화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하는 만큼, 세계 시장 흐름에 발맞춰 산업계 공감대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복지 확대논의 배경은

이전까지 디지털 복지와 관련한 핵심 주제는 통신서비스였다. 전기통신사업법에는 통신사의 보편서비스 의무를 세세하게 규정, 국민이 지역·계층에 대한 차별 없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기통신사업법은 통신사에 부과하는 보편서비스 의무를 통해 장애인·고령층·유공자 등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과 도서산간 지역 인프라 구축, 공중전화 제공과 관련한 사안을 명시했다. 정부가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통신산업을 민간에 맡겼지만, 국민 기본권 차원에서 보편서비스를 관리하겠다는 기본 논리가 반영됐다.

통신인프라 발전은 디지털서비스 전반의 확대를 불러왔다. 카카오톡, 네이버, 모바일 금융,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는 과거에는 통신망에서 부가적으로 운영되는 '부가통신서비스'였지만, 이제는 사실상 생활 필수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년간 통신 서비스 이용 패턴은 사회의 여타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고 폭넓게 변화했다”며 “음성 전화 중심이던 통신 서비스 이용패턴이 정보, 콘텐츠 소비 중심으로 완전히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국민 디지털 기본권·접근권 확대의 중심이 인프라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했으므로, 디지털 복지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 '디지털 공정기금'으로 해결해야

디지털복지 제도 개선과 관련, 가장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산업군은 그동안 가장 많은 보편서비스를 분담해온 통신사다. 통신사는 디지털 공정기금을 마련해 그간 통신 3사에서 분담해온 재원을 정부와 디지털 생태계 참여기업이 함께 분담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신사는 지난해 연간 요금 감면액으로 약 1조100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연간 1조원 수준인 미국 취약계층 통신비 지원 금액을 상회하는 규모다.

국회와 통신 전문가 등은 기존에 납부하던 취약계층 요금감면액을 기금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새롭게 참여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반영한 금액을 기금에 납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예산을 일부 포함하는 것 또한 거론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디지털 복지 확대와 재원 분담 체계 개선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민간기업의 분담 확대 및 정부의 추가 재원 출연 등으로 전체 지원 규모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기간통신사업자 부담만으로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디지털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안은 윤석열 정부를 일정 부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세부 이행계획에는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 이외에도 디지털 콘텐츠·앱 구매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2023년까지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통신요금은 통신사의 소관이지만, 콘텐츠와 앱 구매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기여가 필수다. 디지털서비스 복지기금 등을 조성해 CP·플랫폼 기업이 일정 부분 기여하도록 하고 디지털 바우처 등을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글로벌 논의 반영해 이해당사자 의견 반영 필요

디지털 복지 확대는 주요 CP의 망 이용대가 무임승차를 간접적으로 해결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MWC22에서 주요 CP가 각국 정부별로 운영하는 보편 기금을 분담해 취약지역을 포함한 인프라 확장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도 인터넷 공정기여법(FAIR)을 통해 빅테크기업이 보편서비스기금(USF)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취약계층 통신비 지원을 비롯해 고비용 지역망 구축, 학교 및 도서관 운영, 의료기관 통신망 지원 등 국가적 인프라 확산에 CP가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다만, 디지털복지제도 개선 논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논의가 촉발되는 단계다. 그동안 보편기금 대부분을 분담해온 통신사는 논의에 적극적이지만, 아직 부가통신사, CP 진영에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CP 나름대로 콘텐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을 통해 사회 기여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디지털 복지를 위한 재원을 추가 분담하라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등과 관련해서도 기금 문제가 이슈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주요국이 디지털 복지 확대·재원 다양화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디지털서비스가 국민 기본권과 필수서비스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조율과 의견수렴이 필수다.

김도훈 경희대 교수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보다는 함께 재원을 확대해 디지털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향후 6G 인프라 등 디지털 발전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으로 플랫폼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며 “국내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수익을 얻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함께 참여하는 등 명확한 범위 설정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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