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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기름값…한국도 '횡재세' 도입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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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영국 및 유럽국가 횡재세 부과…국내는 정치권서 도입 거론
휘발유·경유 2100원대‥두달 째 연일 올라 역대 최고가 경신
전문가들, 횡재세 도입 신중…소비자들은 반기면서도 우려도
뉴시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주유소 기름값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L당 3083원에 팔고 있다. 2022.06.16.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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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기름값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두 달째 연일 오르자 초과이윤세 이른바 '횡재세(Windfall tax)'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폭등해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횡재세를 걷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26일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유류세 법을 개정해 휘발유·경유 가격 인하를 추진하는 한편, 정유업계에 초과 이익을 환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거의 3배 가까이 늘었고,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석유·가스 기업에 이른바 '횡재세'까지 논의될 정도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석유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합하면 무려 4조7668억원에 달한다. 서민들은 리터당 2000원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는 사이에 대기업 경유사는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라며 "정유사들이 기금으로 내든지 아니면 마진을 줄이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정유사가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정부는 세수 부족 우려에도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한 늘렸다"면서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 불리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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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기름값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행 철인 향후 90일 동안 연방 유류세를 면제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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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및 유럽국가 횡재세 부과…국내는 정치권에서 도입 거론


실제 영국은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의 이익에 25%의 횡재세를 부과키로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적용되는 초과이윤세로 에너지기업 세율은 기존 40%에서 65%로 증가했다. 초과이윤세 도입으로 영국 정부는 12개월 동안 50억파운드(약 8조원)의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헝가리도 기업들에 초과이윤세를 매기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전소에서 초과이익세를 걷었다.

미국 상원 론 와이든 금융위원장은 이윤율이 10%를 넘어서는 석유기업에 추가로 연방세 21%를 물리는 법안을 다음달에 제출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엑손모빌(석유회사)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에서 먼저 횡재세 도입을 언급했다. 최근 휘발유 및 경유 평균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정부 '약발'(유류세 30% 인하) 전혀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9일 유류세 인하 폭을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법상 최대 한도인 37%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인하도 고유가로 인해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휘발유·경유 2100원대‥두달 째 연일 올라 역대 최고가 경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오전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1.18원 상승한 ℓ당 2148.24원,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09원 오른 2130.56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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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오는 7월부터 37%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기름값 상승폭이 더 커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오전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3.19원 상승한 ℓ당 2136.44원,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2.28원 오른 2122.42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날 서울 중구 소재 SK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은 3223원, 휘발유 가격은 3096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경유 가격은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의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한 데 이어 매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휘발유보다 먼저 2000원대에 진입한 경유는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가격이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26일 2000원대(2002원)를 돌파한 이후 이달 3일 2020원대, 6일 2030원대, 8일 2040원대, 10일 205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계속 올랐다. 이달 11일에는 2064.59원을 기록,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 횡재세 도입 신중…소비자들은 반기면서도 우려도


횡재세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득이한 경우 도입을 검토해볼 수는 있으나,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김흥종 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상황에 따라서 세금을 도입했다, 안했다 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기름값이 떨어져서 정유사가 적자를 보면 정부가 정유사를 지원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횡재세는 정부의 재정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상황이 급하면 어쩔 수 없이 도입을 하더라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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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고유가를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화물·운송업계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 지원폭을 늘리기로 했지만 기름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인하 체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서울시내 한 화물차 터미널에 대형 화물차들이 주차돼있다. 2022.06.20. kg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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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의 정준환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논의만 나오는 수준이어서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정액으로 돌려줄 건지, 그 다음 해에 돌려줄 것인지, 걷는 주체 뿐 아니라 지출 측면을 포함해 어떻게 설계되는 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를 급하게 도입하면, 제도 설계가 제대로 안되어서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공론화하고 신중하게 도입하는게 좋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정준환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이명박 정부가 2011년에 시행했던 사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세금을 아예 깎아주는 것이지만, 2011년 정유사에서 출고가 100원을 낮추고, 정부가 세금을 덜 걷는 식으로 운영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4월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며, 그 해 4월7일부터 3개월 간 할인한 가격으로 각 주유소에 공급했다. 2011년 4월7일 당시 휘발유 가격은 1955.80원, 경유는 1788.45원이었다.

소비자들은 횡재세 도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및 주유소 등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횡재세를 언급할 타이밍인가 싶다" "기름값 때문에 미칠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왜 도입 안하냐" "우리나라 정유사가 세금으로 정부한테 뜯기면, 그만큼 자영주유소를 상대로 가격을 바로 올릴 것 같은데" 등등 반기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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