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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미란다, 돌아왔지만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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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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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리그를 주름잡던 실력은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 프로야구 두산 좌완 선발투수 아리엘 미란다(33)가 실망감만 남겼다.

미란다는 지난 25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⅔이닝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충격을 안겼다. 당초 투구수 80개를 고려했으나 46개(스트라이크 17개) 만에 조기 강판당했다. 한 이닝 7사사구는 KBO리그 역대 최고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난 공만 연이어 던졌다. 포수 박세혁이 멀리 손을 뻗어야 겨우 잡을 수 있는 공이 대부분이었다.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처한 뒤 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남발했다. 밀어내기로만 4실점을 떠안았다. 1회를 마치지 못하고 박신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랜 기다림의 대가치곤 초라했다. 미란다는 올 시즌 개막 직전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4월 17일 키움전서 첫 등판에 나섰다. 4이닝 6볼넷 1실점으로 물러났다. 23일 LG전서는 3이닝 6볼넷 2실점에 그쳤다. 이어 어깨 뒷부분 근육 미세 손상으로 다시 자취를 감췄다. 약 두 달 만에 복귀했으나 반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더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두산은 25일 KIA전 패배로 3연패에 빠지며 10개 구단 중 공동 7위(31승1무37패)에 머물렀다. 승률은 0.456에 불과하다. 5강 경쟁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5위 KT(34승2무35패)와 2.5게임 차라 가시권이다. 향후 충분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볼 수 있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란다 어깨와의 악연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쭉 결장했다. 한국시리즈 한 경기에만 등판해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같은 문제에 발목 잡혔다. 지난해 총 28경기 173⅔이닝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225개)을 세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위용은 찾아볼 수 없다.

두산은 그간 2년 차 좌완투수 최승용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메웠다. 최근에는 최승용을 중간계투진으로 옮기고 우완 박신지 카드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원군이 필요하다.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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