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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내라” 상가쪽 수도관 막은 아파트 대표… 대법 “수도불통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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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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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상가 입주자들이 상수도 관리비를 더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도를 막아버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수도불통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4월 아파트 상수도에 배관을 연결해 쓰는 상가입주자들이 관리비를 더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가 2층 화장실 천장에 설치된 수도배관을 분리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상가입주자들은 2011년부터 아파트 측의 양해를 얻어 상가 2층에 설치된 상수도에 수도배관을 연결해 수도 요금을 지불하며 상수도를 사용해 왔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업무방해죄와 수도불통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형법 195조는 여러 사람이 먹는 물을 공급하는 수도 시설을 손괴하는 등으로 연결을 막으면 징역 1∼10년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상가 2층 화장실에 설치된 수도관은 음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해당 수도관은 아파트의 비용으로 설치한 사설 상수도관이고 화장실용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기 음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수도불통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1, 2심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상가 사람들로부터 물값을 받고 영수증을 써줬다는 점을 들어 아파트 측도 수도 사용을 추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사건의 수도관·배관은 상가 임차인과 고객들에게 음용수를 공급하는 것이므로 수도불통죄가 처벌하는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하고 A씨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수도불통죄 대상이 되는 ‘수도 기타 시설’이란 공중의 음용수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설치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설령 다른 목적으로 설치됐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에게 현실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면 충분하고, 소유관계에 따라 달리 볼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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