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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금융 이슈리포트] 1300원 뚫은 환율…1350원 가면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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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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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며 한국경제에 긴장감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초 1달러에 119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으며 내수와 수출도 동반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환율 변동폭이 커질 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완충재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도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13년만에 1300원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1302.8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이다. 장중에는 1300.4원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건 지금껏 단 세 번에 불과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2000원선 가까이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1998년까지 1300원대 이상을 지속했다. 이어 2001∼2002년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라 한동안 1300원대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고점을 기록한 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이후 무려 13년 만에 다시 1300원을 뛰어 넘은 것.

일각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의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방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서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한 변수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간 것은 코스피 이슈가 가장 컸다"라며 "반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이슈도 있고,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유독 커지며 지난주 내내 자금 역송금 수요도 많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즉, 글로벌 이슈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수급문제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135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을 해야 한다는 관측에 대해선 13년 만에 경험해 보는 레벨이고, 과거 사례를 통해 흐름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흔히 얘기하는 기술적인 지표를 그려보니 1350원까지 강하게 막아줄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지난 24일 코스피도 반등하고, 종가도 1300원 아래에서 마감한 만큼 극단적인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시장의 비관론이 힘을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국채·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가 터지지 않는 이상 안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자본유출에 외환 보유액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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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환율 변동폭이 커질 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완충재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77억1000만달러다. 이는 전월 말(4493억 달러)보다 15억9000만달러 줄어든 수준이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달러를 매도하면서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순유출도 이어지며 채권투자자금 유입규모도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은이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에 따르면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2022년 1~5월중 2억달러(주식 -95억달러, 채권 97억달러) 순유입됐다. 다만 주식자금이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미 연준의 조기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순유출됐다. 채권자금은 순유입을 이어갔으나 유입 규모는 역시 줄었다.

한은은 향후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국내 채권투자자금이 내외금리차 축소, 글로벌 리스크 증대 등으로 유입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또 주식투자자금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대한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환율 상승은 곧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게 된다. 한은이 환율의 물가상승 기여도를 추정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06%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 1분기 물가 상승률 3.8% 중 환율 기여도도 0.34%p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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