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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尹정부 출범, 한일관계 개선 조짐…실질 진전엔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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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나토 정상회의 서 한일 정상 회담 불투명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한일 관계 급속 악화
강제 징용 판결, 일본군 위안부 등 쟁점
전문가들, 쟁점 해소할 다양한 해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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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앞에서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10. yes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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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이번 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오는 29일에는 한미일 정상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한일 정상 회담 성사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강제 징용 판결 문제, 일본의 수출 규제, 일본의 과거사 인식과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 등을 놓고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본 선거 일정도 한일 관계 조기 개선을 막고 있다. 일본 정부 여당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일 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줄 경우 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일 갈등 구조는 뿌리가 깊다.

한일 갈등이 급격히 고조된 시점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천황 사죄 요구 발언 당시였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전향적인 조치 없이는 한일 정상 회담을 열지 않겠다는 이른바 '원-트랙 외교'로 양국 관계 전반을 경색시켰다.

2013년 아베 총리의 대륙 침략 부인 발언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대립, 그리고 2014년 위안부 해법 공방과 국제 공공 외교전이 이어졌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갈등은 오히려 깊어졌다. 부산소녀상 설치 소동, 2017년 대선후보 5인의 합의 파기·재협상 공언, 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합의 재검토, 2018년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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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지난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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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은 한일 관계 악화에 결정타가 됐다. 2018년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기업(신일본제철) 배상 책임 판결을 내렸다. 일본기업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1일 한국 경제의 생명선인 반도체 핵심 화학 물자 3개 품목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전격적으로 선언해 한국 정부의 허를 찔렀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2019년 8월2일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이는 한국 국민의 반일 감정을 자극했고 결국 일본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같은 해 벌어진 동해상 레이더 조사(照射) 진실 공방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일본의 아베-스가 정부는 한국이 역사 문제로 골포스트를 옮겨 가며 끊임없이 자국을 괴롭히고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또 일본 정부는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법치가 통하지 않는 나라', '신뢰할 수 없는 나라' 등으로 평가하며 국민성과 국가 정체성을 공격하며 자국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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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기업이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린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승소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10.30.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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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한 한국 정부는 2019년 8월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를 일본과 교류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반대하자 한국 정부는 협정종료 통보 효력 정지와 국제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정지를 결정하며 한발 물러섰다.

2020년에도 코로나19 입국 금지 시비, 군함도 산업유산 유네스코 등재 공방, 한국 법원의 위안부 판결 등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들이 이어졌다.

한일 관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짐에 따라 한국은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치렀다. 2011년 이래 10년간 양국 간 교역량은 30% 이상 감소했다.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액은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019년 상호 수출규제로 시작된 무역 분쟁으로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이 쌓여가고 있다. 분쟁 발발 첫해 대일 수출은 21.5% 감소했고 수입은 9.2% 감소해 무역 적자가 악화됐다.

한일 관계 악화는 한국의 지역 외교에까지 지장을 줬다. 일본이 주도해 온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FOIP), 쿼드(Quad),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PP) 등이 개발·안보·무역협력의 중심으로 부상했는데, 일본과 거리를 두며 참여에 주저한 한국은 이 과정에서 외교 활동 공간이 축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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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8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한 한일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12.28. photo@newsis.com


이처럼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요 쟁점들을 해소해야 한다.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이 쟁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역시 강제 징용 판결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과 현금화를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도 법원 판결을 뒤집고 정치적 역풍을 감내하기에는 정권 초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대일정책: 백년대계의 장기적 안목으로 한일관계 재건축'이라는 글에서 "강제 동원의 경우도 해법의 선택지는 이미 나와 있다"며 "민간 기금 방식으로 처리하는 이른바 문희상안, 피해자 구제를 한국정부가 떠맡고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안, ICJ(국제사법재판소)로 국제사법의 판단을 구하는 안 등으로 좁혀져 있다"고 설명했다.

손 원장은 그러면서 "이제 지난해 6월 중앙지법이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어 손해 배상 청구 소송 각하 판결을 내어 이 사안에서도 외교적 교섭의 길이 열렸다"며 "차기 정부는 대통령의 정치적, 전략적 결단으로 일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선언으로 현안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 과제'라는 글에서 "5월말까지 신정부의 관계자는 강제 동원 원고 측과 수시 접촉을 통해 대위 변제의 선택지를 열어둬야 한다"며 "그리고 피해자 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일본 피고기업과의 만남도 주선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정부가 피해자를 위한 대화와 보상 조치에 노력을 한다면 일본이 한국을 신뢰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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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수요시위 30주년 기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5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30주년 기념 피켓을 흔들고 있다. 2022.01.05.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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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센터장은 "윤 정부는 강제 동원 판결 배상금을 정부나 기업이 대위 변제를 할 방법을 모색하고 일본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의 상징적인 조치를 만들어 타협해야 한다"며 "대위 변제의 대상은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자에 국한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차기 정부의 대일 외교 과제' 보고서에서 "선(先) 피해자 구제 후(後) 정부 해결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피해 배상금을 한국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일본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대위 변제와 기금 설립 등을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일본기업의 직접 배상뿐만 아니라 교육, 장학, 기림 사업 등 간접 배상 또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2015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새 해법이 제시되거나 의미 있는 노력과 성과가 없이 이 문제는 사실상 방치됐다. 화해·치유 재단 해산 후 약 56억원과 여성가족부에 예치된 103억원을 어떻게 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손열 원장은 "차기 정부의 해법은 비교적 분명하다"며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으로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공식 합의로 존중하고 이를 토대로 해서 보완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손 원장은 "후속 조치들은 민간 영역으로 넘겨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풀어가는 편이 좋다"며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민간의 활발한 토론과 대안 마련을 위해 민간 위원회를 설치해 기념 시설 설치, 교육 및 치유 사업 등 이른바 '위안부 문제의 역사화'를 유도해야 한다. 차기 정부 후반기인 2025년 한일협정 60주년을 기해 일본 측과 제2의 파트너십 선언을 마련, 그 속에 포함하도록 기획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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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현동(왼쪽 두번째)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0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2.06.08.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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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센터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이면서 화해치유재단의 기능을 살림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이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낸 출연금 중 남은 56억원과 한국 정부가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기금에 예치한 103억원을 합쳐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의 유족에 대한 보상 지급을 실행하고 후속조치로서 연구, 명예회복을 위한 교육, 그리고 위안부 역사관을 건립해 상징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은미 위원은 "현재 간헐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 관련 민관 회의를 발전시켜 사회적 대화 기구로 만들고 정례적인 논의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나아가 회의록 공개와 공개 회의 개최 등을 통해 보다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 개선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관계 회복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태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정책협의대표단 파견과 역사문제: 해법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 정치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한일 공통의 국가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정치적 대립과 갈등보다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보다 건설적인 화해와 협력의 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은 "신정부와 기시다 내각이 강조하는 경제안보에서 공통의 이익과 연대를 모색하고 한미일을 중심으로 하는 다자적인 접근을 통해 먼저 대화의 문을 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일 관계: 50년의 경험과 교훈' 논문에서 "한일을 과거사의 연장선상에서 양자 간에 국한된 관계로 보기보다는 글로벌한 차원에서 양국이 가진 공통성과 공통 이익에 초점을 맞춘 거시적 시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일은 쌍둥이 국가에 가깝다. 사회경제적,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것은 물론 전략적 이익을 공유한 측면이 많다"며 "국제 사회 속에서 풀어가야 할 에너지, 환경, 질병과 보건 등 다양한 과제에 노출된 방식도 유사하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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