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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로봇이 온다

줄어드는 인구…상승하는 임금…中에서 1위한 의외의 산업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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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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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제조라인/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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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신문을 보다가 지난해 중국에서 산업용 로봇이 25만대 넘게 판매되며 8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보고 약간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14억 중국 인구가 양말 한 켤레씩만 사도 14억 켤레가 팔릴 만큼 시장이 크긴 하지만, 14억 인구를 가진 만큼 노동력도 풍부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도 인구성장 둔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근로자 임금이 빠르게 상승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로봇시장 성장이 이해가 간다. 특히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을 발표하며 제조업 부흥에 나서자 2015년 중국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며 제조업 대국에서 강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로봇을 이용한 스마트 팩토리 건설이 필수다. 한국의 로봇 밀집도가 전 세계 1위인 점을 참작하면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을 한번 살펴보자.


감소하는 노동인구와 나날이 상승하는 근로자 임금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의 성장 배경은 크게 생산(노동)가능인구 감소, 스마트 팩토리 건설을 통한 제조업 강국 건설 계획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인구 측면부터 살펴보자. 중국 법정 퇴직연령은 남성 60세, 여성 50세(간부 55세)라서 64세까지가 아닌 16~59세를 생산가능인구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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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중국의 인구는 14억1260만명을 기록했으며 이중 생산가능인구는 8억8222만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62.5%를 차지했다. 생산가능인구는 2011년 약 9억3000만명에서 10년 동안 약 5000만명 감소했으며 비중은 68.7%에서 6.2%p 감소했다. 중국의 인구 증가율과 출생률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생산가능인구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노동력 감소와 더불어 발생한 변화는 물가상승에 수반한 근로자 임금 상승이다. 중국 도시지역 근로자 평균 연봉은 지난 2011년 4만1799위안(약 794만원)에서 2020년 9만7379위안(약 1850만원)으로 133%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 근로자 임금이 매년 오르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어떻게 생산효율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약할지가 기업의 화두가 됐다.

산업용 로봇시장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2025'를 발표한 이후 로봇을 통한 제조공정 스마트화를 추진했다. 또한 2016년 '제13차 5개년 개발계획'(2016~20)에 '로봇산업 발전계획'이 포함된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앞다퉈 로봇산업 관련 정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 '제조업 업그레이드'가 산업용 로봇산업과 연관된 핵심 키워드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는 '제14차 5개년 개발계획'(2021~25) 중 '로봇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로봇산업 매출액을 2025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 2016~2020년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이 연평균 15% 성장했는데, 성장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중국 로봇시장 8년 연속 1위…2025년까지 로봇 밀집도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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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대수는 25만6000대로 전년 대비 48.8% 급증하며 8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다른 국가들이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으로 수출오더가 몰렸고 산업용 로봇 도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대수는 36만6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4.4% 급증하는 등 중국의 로봇 생산도 빠르게 늘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이오 인텔리전스는 올해 기저효과 및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산업용 로봇 판매 증가율이 약 10%에 그칠 것으로 봤지만, 2025년에는 중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대수가 45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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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산업용 로봇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 역시 중국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증가대수는 약 38만4000대를 기록했는데, 이중 중국 내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이 약 16만8000대 늘어나면서 일본(3만9000대)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크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로봇 밀집도(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도입대수) 1위인 한국(932대)에 비해, 중국은 약 4분의 1 수준인 246대에 불과하다.

지금도 중국의 로봇 밀집도가 낮은 건 아니다. 글로벌 평균(126대) 대비 두 배에 가깝고 미국(255대), 덴마크(246대), 이탈리아(224) 등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제조업 강국인 일본(390대), 독일(371대)과는 격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조만간 중국이 독일, 일본을 추월할지도 모른다. '로봇산업 발전계획'에서 2025년까지 로봇밀집도를 2배, 즉 약 500대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스마트 팩토리 추진으로 산업용 로봇 도입은 늘고 있지만, 중국 산업용 로봇의 국산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업체가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의 국산화율은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봇 제조원가의 약 60~70%를 차지하는 3대 핵심 부품인 감속기, 서보 드라이버, 컨트롤러는 일본의 하모닉 드라이브와 야스카와, 스위스 ABB 등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 또한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 로봇의 성능은 얼마나 빨리 향상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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