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주간증시전망] ‘자이언트스텝’ 예고에 변동성 확대...외국계 자금 유출로 수급 악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주(6월 20~24일) 코스피지수는 52주 연저점을 재차 경신하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지난 23일 장중 2306.48까지 떨어진 후 다음 날 2%가량 반등했지만, 연초 대비 20% 넘게 떨어진 상태다.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가 멈추지 않는 데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수급이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이다.

조선비즈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2.28포인트(2.26%) 오른 2,366.60을, 코스닥 지수는 6.62포인트(2.17%) 상승한 312.07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3.6원 내린 1298.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2.6.24/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1조6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가 팔아치운 금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주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7576억원), SK하이닉스(000660)(1731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을 주로 팔았다.

경기 침체 우려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계 자금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위기 신호로 여겨지는 1300원 돌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보유 주식을 달러화로 바꾸면 환차손이 발생해 국내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연말 미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24일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 시 달러가 추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을 1320원으로 제시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주간 예상밴드로 1250~1330원을 제시했다.

외국인 투자자에 이어 개인 투자자 역시 ‘팔자’로 돌아섰다. 한 주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가량 순매도세를 보였다. 그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며 지수 낙폭을 줄이곤 했다. 그러나 손실을 버티지 못하고 팔거나 신용거래로 인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순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NAVER(035420)(482억원), 삼성전자(450억원)이었다. NAVER 주가는 올해 내내 떨어져 지난 22일 장중 22만7000원을 기록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삼성전자 주가 역시 약세 흐름이 이어져 ‘오만전자’란 별명이 붙었다.

실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0% 내외로 높아졌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가 700선까지 추락하자 신용거래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강제처분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지난 20~23일 4거래일간 집계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만 총 923억원에 달한다. 연일 반대매매가 터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이달 초 21조원 수준에서 최근 19조원 대로 내려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하락으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담보 부족에 직면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반대매매 증가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심 위축을 방증하는 신호이며, 반대매매 주문은 전날 종가 대비 20~30% 낮은 금액으로 산정된다는 점에서 보이는 숫자보다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고된 ‘자이언트스텝’...외국계 자금 유출 우려 확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다음 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두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미국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잘못 판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을 내세우며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춰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물가가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내달 13일, 연준은 26~27일 금리 결정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실시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외국계 자금의 국내 자본시장 이탈로 나타나 다시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데 경기 침체 시 수출 둔화 우려, 외국계 자금 유출 지속, 개인 투심 위축으로 인한 매수 주체 실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들에서 소비자신뢰지수, PMI(종합 구매관리자 지수) 등 심리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인데 긍정적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조선비즈

美 상원 참석 파월 연준 의장…'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워싱턴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문서를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약속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2.06.23 ddy04002@yna.co.kr/2022-06-23 08:14:51/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실물 지표에 따라 변동성 장세 예상”

다음 주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실물 지표 흐름에 투자자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로 인해 실물 지표 흐름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주요 일정으로는 28일 ▲미국 4월 S&P/CS 주택가격지수 ▲미국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발표가 예정됐다. 29일에는 ▲유로존 6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1분기 GDP(확정치)가 나온다. 30일에는 ▲한국 5월 산업활동동향 ▲중국 6월 국가통계국 PMI ▲미국 5월 PCE물가가 발표된다. 이어 내달 1일에는 ▲한국 6월 수출입 동향 ▲중국 6월 차이신 제조업PMI ▲유로존 6월 마킷 제조업PMI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 ▲미국 6월 ISM 제조업 등이 예정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높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금융시장 반응이 민감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성장에 맞춰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게 형성되며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돼 실물 지표들의 흐름에 따라 투자심리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며 “당분간 금융시장은 지표 결과에 따라 경기 침체와 연착륙 시나리오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250~2400를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과 경기 침체 리스크 확대, 개인 투자자 투심 위축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금리 상승 구간에서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에 주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크게 하락한 만큼 이번 반등 구간에서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해서다. 코스피에서는 게임 기업을, 코스닥에서는 바이오·2차전지 소재 기업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