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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우리들의 블루스’,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죠” [스타★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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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옷에 부스스한 머리. 그래도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1등인 아빠 방호식. 어린 딸이 임신하게 되면서 겪은 호식의 이야기에 시청자도 함께 가슴 졸였다. 흡인력 있는 부성애를 연기한 ‘우리들의 블루스’ 최영준의 연기 덕이었다.

지난 12일 20부작의 대장정을 마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제주의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쳤다. 얼음 장수 방호식 역의 최영준은 ‘우리들의 블루스’로 첫 주연작을 장식했다. “늘 하던 대로 연기했다”는 그에겐 시청자의 열렬한 반응이 뒤따랐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배우 최영준이 다른 삶을 살게 해 준 ‘신의 한 수’죠.”

최영준에게 ‘우리들의 블루스’는 감사한 작품이다. 시청자라는 새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그들과 더 가까워졌다. 여전히 지하철을 타곤 하는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었다. 마스크를 써도, 식당에 가도 그렇다. 비로소 ‘연예인이 된 기분’을 느낀다며 웃었다. 합류 과정도 운명적이었다. 당초 캐스팅 된 배우가 일정상 하차했고, 그 자리에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 초면이었던 박지환과 대본 리딩을 함께하며 통성명 후 바로 욕설이 섞인 대사를 맞췄다.

촬영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세트에서 영주와 현의 에피소드 촬영이 먼저 시작됐고, 이후 제주도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시놉시스엔 호식이 ‘딸바보’로 소개되어 있었다. 하지만 대본리딩 후 그 설정은 지워졌다. 아빠를 흉내 내기 보단 딸을 ‘여자로 대하라’는 노희경 작가의 조언 때문이었다.

“연애 감정처럼 표현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빠가 이렇게 고생하는데’가 아니라 ‘어떻게 날 두고 갈 수 있니’ 하는 감정으로요. 그렇게 하니 더 묘하게 풀리더라고요. 보내야 할 것 같지만 너무 보고 싶고. 복합적 감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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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 인물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반면 최영준은 호식에 관해 단박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인간형”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도박이라는 과오부터 나약한 사람이라 여겼다. 그래도 호식을 보면서 짠한 마음이 들었다. 남자 혼자 딸을 키우는 그 서툶이 짠하고 또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도 희망을 본 건 어떤 계기든 변화한다는 거예요. 딸을 위해 사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적이라 생각했죠. 그 자체가 매력이었어요. 많은 배우가 그럴 테지만, 몇 마디 말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잖아요. 그게 좋아요. 그 매력으로 연기하는 것 같아요.”

인권 역의 박지환과는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가 됐다. 박지환과의 일화를 전하며 ‘내 사랑’, ‘자기야’ 등의 호칭을 말하는 게 퍽 자연스러워 보였다. 과거 돈을 빌리러 가 인권과 틀어지게 된 장면이 있었다. 이에 관해서는 “사방이 다 막힌 사람이 화풀이할 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대상이 인권이었다”고 설명했다. 인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게 사람 사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호식과 인권의 유치한 유치장 신이 인상 깊었다고.

영주 역의 노윤서는 무작정 이뻐했다. 그게 최고의 방법이라 여겼다. 습관처럼 예뻐하다 보니 진짜가 됐다. 어디를 가도 딸 자랑이 나오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영주) 연기 잘하더라”라고 이야기하는 지인들에게 마치 진짜 부모님처럼 “이대 미대 나왔어. 똑똑해∼”라고 답하곤 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옴니버스 형식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최영준과 박지환, 노윤서와 배현성의 메인 에피소드가 약 2회차를 채웠다. ‘딸 가진 아빠’ 호식의 감정을 오롯이 소화해야 했다. 최영준은 “답답한 그 마음을 허투루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들과 이야기하고, 이해돼도 다시 묻고 확인받았다”고 돌아봤다.

“제가 가늠할 수 있었던 건 답답함이었어요. 가장 많이 보였으면 하는 감정도 답답함이었죠. 100% 다 표현하진 않았어요. 조금은 아껴두고 연기해야 그 답답함이 표현될 것 같았죠. 그래야 인권이 앞에서 무릎이 꿇어질 것 같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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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 바지에 형광의 축구 유니폼. 거기에 군복 무늬의 조끼까지. 얼음 장수 방호식의 캐릭터성을 굳힌 건 스타일링도 한몫했다. 의상을 준비한 과정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가장 먼저 “인권이는 갖다 붙이면 옷이다. 그냥 끝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호식의 의상은 동석 역의 이병헌과 겹쳤다. 그래서 찾은 플랜 B가 축구 유니폼이었다. 최영준은 “모두 비싼 브랜드의 옷이었다”고 말하며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2년 보컬그룹 세븐데이즈로 데뷔한 최영준은 이후 뮤지컬배우로 전향해 활동했다. ‘왜 배우였나’하는 질문에 그는 “가수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3분 슬퍼하기’였다. 거짓말 같고 힘들더라”고 했다. 그러다 떠올린 게 중학생 때의 자신이다. “‘서울의 달’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완전히 반했다. 연기를 따라 하면서 막연하게 ‘언젠가 해봐야지’했었다”고 했다. 간신히 대학에 가보니 그제야 연극영화과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그렇게 배우의 꿈을 키우며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지금의 최영준이 되기까지 부침도 있었다. 12년간 1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대표작도 거의 없었다. 오래 기다린 후 얻은 기회이기에 더 절제할 수 있다. 찰나의 욕심을 채우려 연기하지 않고 참고 견디며 이 기회를 이어가고자 한다.

최영준은 2018년 연극 ‘돌아온다’의 7분짜리 독백을 보며 ‘이 독백이 내 인생을 바꿀 것’이라는 직감을 했다. 그 작품으로 인해 ‘아스달 연대기’에 출연하게 됐고,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오게 됐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시 한 번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게 했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 이 작품이 향후 10년간 나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 대본이었다. 최영준은 “작품성이야 항상 있는 작가님이고, 이번 작품은 시청률도 신경 쓰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잘한 사람이 있으면 잘 못 한 사람도 있는 게 우리가 사는 이야기잖아요. 저는 ‘우리들의 블루스’가 여성 캐릭터 중심의 극이라고 생각했어요. 팔자가 센 여자들이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 그걸 시청자에게 공감시키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 그렇거든요. 엉망진창인 것 같지만 우리 사는 이야기죠. 고레에다 감독의 이야기를 TV에서 볼 수 있는 작품, 노희경 작가님의 대본은 마치 문학책 같아요.”

차츰 역할도 굵직해지고 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성공한 드라마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최영준은 “지금까지 일하던 방식과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연기, ‘내 연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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