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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하태경 "서주석 NSC 사무처장 거짓말"… 軍 제출 입장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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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답변지침 받아 입장 바꿔" 입장
"검토사안 배포했을 뿐" 반박에 재반박
민주당 "억지주장 말고 회의록 공개하자"
한국일보

하태경(가운데)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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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군 당국이 2년 전 시신 소각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바꾼 배경에 청와대 측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국방부 입장문을 25일 공개했다.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 거짓말을 입증하는 국방부 자료를 공개한다"며 국방부가 23일 TF에 제출했던 입장 자료를 게재했다.

해당 자료는 국방부가 2020년 9월 사건 당시 입장 변화 과정 및 배경을 정리한 것이다. 9월 24일 국방부가 "북한이 우리 국민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튿날 북한이 대남 통지문을 통해 '부유물만 소각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답변지침을 하달받아 '시신 소각이 추정되며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게 골자다. TF는 그간 이 자료 등을 토대로 "NSC 지시로 시신 소각 여부에 대한 군 입장이 변경됐다"고 지적해왔다.

하 의원이 자료를 직접 공개한 것은 "왜곡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서 전 차장의 입장을 재반박하기 위해서다. 서 전 차장은 앞서 TF의 발표에 "우리가 이미 발표한 '시신 소각' 입장과 북한 통지문에 나온 '부유물 소각' 표현 등의 차이 입장을 비교하고, 우리 입장에 기초하되 차이점은 조사를 통해 밝혀나가자고 검토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NSC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배포하는 것이 사무처의 원래 기능인 만큼 이 같은 검토 내용을 담은 문건들이 사무처에서 배포됐을 뿐, 자신이 사실을 왜곡하는 지시를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런 적도 없다는 취지다.

반면 하 의원은 국방부 측 입장 자료에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주요쟁점 답변지침을 하달받았다"고 적혀 있는 점을 토대로 "NSC 사무처 지침에 따라 국방부 입장이 바뀌었음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서 전 차장 명의로 이뤄진 지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답변 지침을 하달받았다'는 대목은 16일 국방부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때에도 들어갔던 표현이다.

다만 청와대가 국방부에 전달한 '지침'이 부당한 지시였는지, 부당한 지시였다면 의사결정 과정에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등 쟁점에 대해선 여전히 TF와 서 전 차장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향후 사건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 의원이 거론한 국방부 자료를 보면 '시신 소각이 추정되며 공동 조사가 필요'로 조정된 입장을 설명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측이 시신 소각을 부인하고 있어 지속적인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기에, 북측에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 요청을 하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입장 변경은 북한의 사실 부인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치였다는 주장이다. 서 부대변인은 "혹세무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억지주장을 펴는 대신, 당시 특수정보(SI)가 담긴 국회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자"며 "민주당은 협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맞받았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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