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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임산부 생명 위험한데도 기다기리만 한다"…'낙태수술 금지'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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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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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엄격히 금지하는 몰타에 간 미국 임신부가 현지에서 심각한 자궁 출혈을 겪는데도 시술을 받지 못해 생명까지 위협 받다 결국 스페인으로 넘어가 치료를 받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임신 16주 차 안드레아 프루덴테(38)는 남편 제이 윌드레이어(45)와 지난 5일 휴가차 몰타를 방문했으나 그곳에서 약 일주일 뒤 심한 자궁 출혈을 겪었다.

이후 양수가 터졌고 초음파에서 그녀의 자궁과 태아를 연결하는 기관인 태반이 일부 분리된 게 확인됐다.

또 이틀 뒤에는 양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됐지만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사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이런 경우에는 낙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병원 의료진은 태아의 심장이 완전히 멈추거나 자연스럽게 유산하기만을 기다렸다.

임산부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 전까지는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몰타의 엄격한 낙태 금지법 때문이다. 실제 몰타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낙태를 완전히 금지한다.

낙태 시술을 하는 여성은 최대 징역 3년형을, 의사는 최대 4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논란이 됐다.

결국 부부는 지난 23일 낙태를 허용하는 스페인의 마요르카섬으로 의무 이송됐다.

스페인에 무사히 도착한 윌드레이어는 " 안드레아는 이제 안전하게 몰타에서 거부당한 의료 서비스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햇다.

스페인은 임신 14주 차까지 낙태가 가능하며, 산모의 생명이 위험하면 22주 차까지도 허용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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