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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세상에 이런 김치가? '아삭·달달' 대왕콜라비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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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보는 작물로 만든 김치가 있다. 바로 대왕콜라비김치다.

정확하게는 섞박지나 깍두기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평소 먹던 섞박지나 깍두기와는 좀 다르다. 무로 담근 섞박지나 깍두기보다 아삭하고 달달하다. 그 재료가 바로 대왕콜라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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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수확한 대왕콜라비 모습. [사진 제공 = 씨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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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전남 고흥을 중심으로 수확되기 시작한 대왕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해 만들어진 품종이다. 양배추 고유의 단맛과 영양분, 순무의 아삭한 식감을 모두 갖고 있는 이유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던 적콜라비와 다르고, 일반 청콜라비에 비해서도 크기가 엄청 크다. 보통 대왕콜라비 하나의 무게는 3~4kg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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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에서 자라고 있는 대왕콜라비 모습. [사진 제공 = 씨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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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대왕콜라비는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치인데, 그 종류도 섞박지와 깍두기, 배추김치, 포기김치, 나박김치 등 다양하다. 말랭이나 명태식해 재료로도 훌륭하다. 김치명인인 이하연 봉우리김치 대표는 "식감과 당도를 감안할 때 김치와 깎두기의 주재료인 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뉴월 무라는 말이 있듯이 무는 여름철 물러지는 반면 대왕콜라비는 여름에도 오래도롯 아삭한 맛을 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반 김치에 들어가는 무채 대신에 대왕콜라비채를 만들어 넣으면 김치 맛을 더 살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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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전통적인 교배방식으로 육종한 품종이다. [사진 제공 = 씨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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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왕콜라비는 비타민 함유량이 높은 게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는 상추나 치커리 등 다른 엽채류에 비해 4~5배 높고, 칼슘도 다량 함유돼 있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카로티노이드도 함유돼 있다. 수분 함량이 높고 열량이 낮은 알카리성 식품인 데다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으로 평가됐다.

대왕콜라비는 최근 들어 재배 농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제주도에 가장 많고 전남과 충남북, 강원도 고랭지에서도 재배된다. 대왕콜라비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바로 씨드바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편에 속하는 종자회사인 태우종묘가 농산물 재배·유통을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 고흥 농장에서 자체 재배도 하고 전국 농가와 계약 재배도 한다.

씨드바이의 신명화 부사장은 작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 '제28회 광주세계김치축제'의 부대행사로 열린 대한민국 김치경연대회에서 '콜라비와 오그락지가 만나다'를 주제로 한 김치를 출품해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신 부사장은 "대왕콜라비김치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창의성과 독창성, 시장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며 "특히 수출 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데다 국내 생산이 본격화돼 국내 소비자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씨드바이는 대통령상을 받은 레시피 그대로 만든 대왕콜라비김치를 온라인과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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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콜라비로 만든 김치와 섞박지가 재료와 함께 대왕콜라비 밭 앞에 놓여 있다. [사진 제공 = 씨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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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진 씨드바이 대표는 "종자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농업 전 과정을 사업화하고 있다"며 "특히 베이비당근이나 보라콜리, 달달비트, 미니양배추와 같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물의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개인의 취향이 다변화되는 시대를 맞이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늘려주고,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농산물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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