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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 스포츠 역사에 또 다른 김현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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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스포츠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현준이다.

흔히 김현준이라 하면 ‘전자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故김현준을 떠올리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한국농구의 전설이자 과거 황금기를 이끌었던 남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영감을 받아 새로운 전설이 된 선수가 많고 또 그때를 추억하는 팬들 역시 많다. 김현준의 이름으로 마련된 농구 장학금을 받은 어린 선수들이 이제는 프로 선수가 되어 코트를 누비고 있다.

그런 김현준이 세상을 떠난 지 23년이 흐른 지금 삼성 스포츠 팬들이 다시 한 번 ‘김현준’에 열광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농구가 아닌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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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이란 이름은 20년 전 삼성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삼성 스포츠 팬들은 또 다른 김현준(20)에 열광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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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김현준(20)은 6월 들어 조금씩 추락하고 있는 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선수다. 가장 어린 편에 속하면서도 타석에 설 때 가장 기대감을 주고 있다.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김현준은 6월 20경기 동안 타율 0.368을 기록 중이다. 오재일(0.300)을 제외하면 삼성 타선에서 6월 내 유일하게 3할을 훌쩍 넘었다. 정은원(한화), 이정후(키움),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안권수(두산) 등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이들에 이어 전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0.455의 출루율은 전체 4위다.

8경기 연속 안타, 2경기 연속 멀티 히트 등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가려진 부분이 많다. 구자욱, 이원석, 김상수, 김지찬, 이재현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이탈한 현시점에서 삼성, 그리고 허삼영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허 감독은 지난 24일 “김현준은 남다른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 좋은 눈을 가지고 있고 변화구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타격 밸런스까지 갖추고 있으니 잘할 수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빈공에 허덕인 채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한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김현준만은 빛났다. 장민재를 상대로 3타석 연속 정타를 때려낸 유일한 선수였다. 첫 타석에선 깔끔한 좌전 안타를 기록하더니 3번째 타석에는 2루타를 때려냈다. 아웃 처리된 2번째 타석에서도 안타성 타구를 만드는 등 남다른 감각을 뽐냈다. 마지막 4번째 타석은 볼넷으로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2경기 연속 멀티 히트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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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현준(20)은 LG로 떠난 박해민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워줄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공수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기록을 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뛰어난 공격만큼 수비도 좋다. 8회 최재훈의 안타 상황에서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는 유로결을 잡아낸 건 하이라이트였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감탄하며 “완벽한 수비였다. 주자의 스타트가 워낙 빨랐는데도 잡아냈다”고 말할 정도였다.

삼성은 올해 시즌 운영에 있어 여러 부침을 겪고 있지만 김현준이라는 확실한 수확물이 얻었다. 박해민(LG)이 떠난 주전 중견수 자리, 그리고 리드오프를 책임져줄 수 있는 새로운 푸른 피를 발견한 것이다. 초반 반짝 활약한 후 자취를 감추는 것이 아닌 조금씩 단계를 거쳐 성장,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2021 KBO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서서히 빛나고 있는 김현준은 9라운드 신화, 그리고 중고신인 신분으로 신인상 트로피에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고 있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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