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임단협 본격 협상 전부터 엇박자···산업계 하투 조짐에 신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동계, 내년도 최저임금 20% 인상요구

각 기업별 임단협도 진통 거듭하고 있어

재계 "연쇄 파업 올 수도" 불안한 눈 길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산업계가 ‘최악의 하투(夏鬪·노동계의 여름철 투쟁)’ 조짐에 신음하고 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0%가량 높인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했다. 이에 맞춰 각 기업 노동조합은 대규모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가 '기선제압용' 강경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불안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올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12차례 본 교섭과 수차례의 실무교섭까지 논의했지만 요구안에 대해 단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 갈 수 없었다"며 "요구안 관철을 위한 차원에서 교섭결렬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그간 사측에 입협안 일괄제시를 요구해 왔던 상황이다.

노조는 다음달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갈 전망이다. 중노위에서 노사의 입장이 크다고 판단하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들이 쟁의행위 투표를 가결 시키면 합법 파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저임금위원회 및 산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들은 전일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730원(18.9%) 많은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적용)은 227만6010원이다.

노동계는 ‘최근 고물가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트리플 악재가 몰아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안"이라고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년 간 42%에 가까운 과도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몸을 못 가누는 상황"이라면서 "노동계에서 18.9%의 인상률을 요구한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고 터무니없다"라고 비판했다.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경영환경 속에서 주요 기업들은 임단협을 놓고 노조와 치열한 갈등을 빚거나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노조와는 협상을 마치지 못하고 여전히 줄다리기 중이다. 복수 노조 사업장인 SK하이닉스는 두 노조와 별도 교섭을 벌이고 있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올해 기본급 기준 12.8%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한 상태다. 23일 본격적인 임협을 시작하는 한국GM도 큰 폭의 인상안을 요구해 노사 갈등이 점쳐진다.

폭력을 동반한 마찰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금속노조원들은 지난 19일 대전공장에서 일부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 중단시키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 폭행 사건까지 발생했고 현대제철 노조는 50일 간 사장실을 점령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폐지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완화 반대 등을 놓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투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의 불만은 대규모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앞선 화물연대 총파업에 이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다음달 2일 7만명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같은 달 중순에는 금속노조 총파업, 8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9월 공공운수·건의료노조, 10월 민주노총 총파업 등 연말까지 대규모 장외투쟁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재계는 고물가, 저성장 등 경제 복합위기에 대한 공포심이 커진 상황에 ‘노조 리스크’까지 커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경제 상황이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임금 인상에 대한 노조의 압박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만약 노조와의 갈등이 파업 등 극단적인 부분으로 확대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