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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세금을 태워 보냈다고?…누리호로 누릴 게 이렇게 많은데요 [뉴스 쉽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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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디그(dig)'팀이 연재하는 '뉴스 쉽게보기'는 술술 읽히는 뉴스를 지향합니다. 복잡한 이슈는 정리하고, 어려운 정보는 풀어서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한국의 우주로켓인 누리호가 지난 21일 우주를 향해 발사됐습니다. 몇 년 전에도 우주로켓을 발사했던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2013년에 발사했던 건 '나로호'예요. 한국의 첫 우주로켓이죠. 그런데 나로호 핵심 부품은 러시아가 만든 것을 사용한 작품이에요. 이번에 발사된 누리호는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만든 첫 번째 우주로켓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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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나라는 누리호를 개발하기 위해 12년간 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요. 우주 탐사에 공을 들이는 건 우리나라뿐이 아니에요. 몇 년 전부터 미국이나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우주 탐사와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죠. 그렇다면 주요국들이 우주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뭘까요?

▶우주 개발 경쟁, 처음이 아니에요

사실 수십 년 전에도 강대국들이 치열하게 우주 개발 경쟁을 벌였던 적이 있어요. 1950~1960년대에 벌어진 미국과 소련(소비에트 연방)의 경쟁이죠. 당시 공산주의의 본거지인 소련은 미국과 전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했는데요. 두 나라는 전쟁 같은 군사적 충돌은 없지만 경제적·이념적으로 대립하는 '냉전'을 이어갔죠. 양측은 서로의 경제력과 기술 수준을 과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우주 개발에 나섰어요. 한때 미국은 정부 예산의 약 4.4%를 우주 개발에 투입했을 정도로 '진심'이었고요.

두 나라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은 미국이 먼저 달에 사람을 보내고, 1990년에 소련이 해체되면서 막을 내렸어요. 그 이후 한동안 우주 개발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는데요.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우주 개발을 지속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거죠.

우주 개발이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부터예요. 이때부터는 경제력이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게 아니라 실용적인 목적을 위한 우주 개발 경쟁이 시작됐어요. 우리나라가 경쟁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고요. 대체 무엇 때문에 주요국들이 우주 개발에 나서는 걸까요?

▶우주에서 보내주는 내 위치정보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우주 개발의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GPS(위치정보시스템)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는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신호를 통해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인데요. 사실 GPS는 미국의 군사 위성을 이용하는 기술이에요. 미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했으나 민간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했죠.

그런데 만약 미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GPS 위성의 사용을 중단시킨다면 굉장한 혼란이 벌어지겠죠?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하지 않고 비싼 사용료를 요구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같은 주요국들은 자체 GPS를 구축하는 중이에요. 우리나라도 KPS(한국형 위치정보시스템)라 불리는 자체 GPS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때 필요한 위성들을 우리 손으로, 우리가 원하는 때에 발사하려면 우주로켓 기술이 꼭 필요한 거죠.

▶6G에도 꼭 필요한 인공위성

6세대 이동통신(6G)을 위해서도 우주 개발 기술은 필요해요. '난 아직 5G도 안 쓰는데 갑자기 웬 6G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2019년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이제 3년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2030년부터는 6G 서비스가 본격화될 거란 예상이 많아요. 전 세계에서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우리나라는 미리 준비해서 6G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거고요.

6G는 5G보다 통신 속도가 50배 빠른 서비스를 의미해요. 통신 속도는 이미 충분히 빠르다고요? 6G의 또 다른 특징이 있어요. 바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죠. 5G와 달리 6G는 공중이나 바다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야 해요. 지상에서도 통신이 불안정한 음영 지역이 없어야 하고요.

그래서 보다 안정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차 등을 이용하려면 6G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5G 환경에서 이미 개발된 기술들이지만,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일상에서 활용하려면 6G 서비스 구축이 필수라는 거죠.

예를 들어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주변 차량이나 도로 환경, 교통량 등에 대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해요. 넷플릭스를 볼 때 통신이 불안정하면 잠깐 영상이 끊기고 말겠지만, 완전 자율주행차가 운행할 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지도 모르죠.

이처럼 끊김이 없이 다양한 장소에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6G를 도입하기 위해선 인공위성이 필수예요. 기지국을 지상뿐 아니라 인공위성에도 설치해서 어디서든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달나라 여행도 해야죠

우주 탐사의 목적이 인공위성만을 위한 건 아니에요. 누리호는 우리가 자력으로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로켓인데요. 올해 8월에는 또 다른 우주로켓의 발사가 예정돼 있어요. 바로 한국의 첫 번째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죠. 다누리호는 달에 직접 착륙하지는 못하지만 달 궤도를 탐사할 계획이에요. 오는 2031년에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게 정부의 목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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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호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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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더 먼 우주까지 탐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징검다리예요. 미국은 1972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부터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유인 달 탐사 사업을 다시 시작했어요. 미국은 일단 달 표면과 궤도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더 먼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중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에요.

▶달에는 귀한 자원들도 있어요

미국이 단순히 우주 탐사를 위해서만 달을 활용하는 건 아니에요. 달을 중심으로 각종 연구와 경제적 활동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자원 채굴이에요. 달에서 아주 귀한 자원들이 발견됐거든요.

이 중에는 '헬륨3'이라 불리는 물질도 있어요. 지구에는 거의 없지만 달에는 최소 100만t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물질을 핵융합 발전에 활용하면 유해한 방사성 폐기물 없이 기존 원자력 발전의 5배 이상 효율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게 가능하대요. 과학자 중에는 이 물질이 100만t만 있어도 지구 온난화나 환경오염, 방사능의 문제 없이 모든 인류가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죠.

▶우주로켓에 핵탄두를 싣는다면?

경제적 목적만을 위해 우주 개발을 하는 건 아니에요. 군사적 목적도 있죠. 우주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ICBM은 대기권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면서 목표 장소에 떨어지는 미사일인데요. 과장을 좀 보태면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쏘아 올리면 우주로켓이 되는 거고, 핵탄두를 넣고 다시 지구로 떨어지게 하면 핵미사일이 되는 거죠. 물론 몇 가지 차이점 때문에 우주로켓을 그대로 미사일에 활용할 순 없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가 군사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많은 것들을 누리게 해줄 누리호

이처럼 우주로켓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군사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국이 철저한 보안 속에 개발하고 있어요.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핵심 기술은 절대 전수해주지 않죠.

게다가 우주 개발의 목적은 위에서 설명한 게 전부가 아니에요.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잖아요. 본격적인 우주 개발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죠.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결국 미래에 우주 개발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됐을 때를 위한 거예요. 권투 경기로 치면 경기가 시작됐을 때, 적어도 링 위에 오를 수는 있게 하자는 거죠.

누리호의 성공으로 한국은 무게 1t이 넘는 실용 인공위성을 독자 기술로 지구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7번째 국가가 됐어요. 이번에 누리호는 성능 검증을 위한 인공위성을 분리시켜 지구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도 성공했는데요. 내년에는 실제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할 예정이에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누리게 해줄 누리호와 다누리호의 다음 도전도 함께 기원해보는 건 어떨까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박재영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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