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선·지선 패배는 文 우유부단 때문"…'문재인 책임론' 나왔다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명계 "대선 패배 원인은 文 정부 총리들의 무능"

당권 둘러싼 친문vs친명 갈등 격화

"전 정권 책임론 더 확산될 것" "李 전대 출마 비판도 없어지진 않아"

아시아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중심으로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불출마론이 제기된 데 대해 친명(친이재명)계 일부는 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인으로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 대결이 한 치 양보 없이 치열해지는 모양이다.

대선·지방선거 패배 이후 공개 행보를 삼갔던 이 의원은 23일 충남 예산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당 워크숍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날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할 상황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의견을 듣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워크숍에선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이 한층 세졌다. 친문계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위크숍 분임 토론에서 공교롭게도 이 의원과 같은 조에 배정됐고, 이 의원에게 직접 "전당대회에 불출마하면 나도 출마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의원이 이미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번 워크숍 참석으로 당내 분위기를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을 향한 불리한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최근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을 만나 "전당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계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전해철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 의원은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잘 평가하고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면 그런 평가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거듭 불출마를 압박했다.

아시아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의원을 향한 친문계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친명계 일부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선거 패배 원인이라고 들고 일어섰다. 양문석 전 민주당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선,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핵심 중 핵심"이라며 "자폭하는 심정으로 금기를 깨겠다. 설왕설래의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주장했다.

양 전 위원장은 또 "(선거 패배는)문재인 정부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총리의 무능이 원인"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강했던 민주당 내에서 직접적으로 전 정부에 선거 패배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달 초 민주당 초·재선 의원 토론회에서 민주당에는 극복해야 할 두 명의 유령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 명은 이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문 전 대통령"이라면서 "전 정권에 대한 책임론은 앞으로 더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 의원의 전당대회 관련 전망이 밝다고는 볼 수 없다"며 "두 번의 선거를 모두 패배한 뒤 사과와 성찰의 시간을 보이지 않고 유례없이 빠른 복귀를 한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