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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청문건서 드러난 ‘월북몰이’ 정황… 靑 윗선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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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 확보한 7시간 첩보서 확인

文, 보고 받고도 구조 지시 안해

‘대통령기록물’ 공개, 진실 밝혀야

세계일보

하태경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조사 TF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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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소각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과 관련, 우리 군이 확보한 7시간의 첩보 중 ‘월북’이라는 단어는 한 번밖에 등장하지 않아 문재인정부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 성급하게 ‘월북몰이’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가 어제 밝힌 내용은 2020년 9월 해수부와 국방부, 청와대가 “무궁화10호에 탄 당시 선원들의 증언과 북한군 감청기록 등을 종합해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TF가 밝힌 내용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TF 단장인 하태경 의원은 “문 정부가 이씨의 월북 근거로 거론한 군의 특별감청정보(SI)는 수백페이지에 달하는데 월북이라는 단어는 ‘월북했다고 합니다’라는 문장에 한 번 등장하고 시점도 북한군에 발견된 직후가 아닌 2시간이 지난 후였다”고 밝혔다.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관련 내용이 상세히 나와야 하고 또 발견된 직후에 언급됐어야 한다”고도 했다. TF의 신원식 의원은 “이씨는 월북이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할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또 “국방부는 이씨가 2020년 9월22일 오후 3시30분 이후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씨는 9월21일 서해 소연평도에서 어업지도 일을 하다 실종됐고, 다음 날 오후 9시30분쯤 북측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에 발견돼 오후 9시40분쯤 사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6분쯤 국방부로부터 서면보고를 받았지만 3시간4분 동안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의 직무를 방기한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은 9월2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간 군사통신 시설이 막혀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엔사가 관리하는 판문점 통신 채널이 살아 있었고, 북한에 통지문을 보낼 수 있었다. 거짓말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더욱이 국방부는 이씨가 22일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시신이 소각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실만 공개하고 하루 이상 은폐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청와대가 월북으로 단정한 근거가 무엇이고 왜 그랬는지 진상이 규명돼야 마땅하다. 진실은 국가안보실 보고와 대통령 지시 사항이 담긴 대통령 기록물에 담겨 있을 것이다. 청와대 행정관이 해경에 가서 월북 쪽으로 수사하라고 강압했다는 증언도 나온 마당이다. 이씨 피살은 단순 사건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비협조적이라면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월북몰이가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에게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해경의 치안감 이상 간부의 일괄 사의 표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그래야만 유족들의 아픔을 뒤늦게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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