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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개딸' 업은 이재명, 갈림길에… 반대파 "민주당 열성지지자들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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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차기 당권' 두고 내홍 격화

반이재명계, 李 당권 불출마 주장하지만

'열성지지자' 공격 두려워 실명 명시 꺼려

李 "고민해보겠다"… 당내 파장 주시

수사당국, 최근 쌍방울 그룹 압수수색

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다시 불거져 곤혹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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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22일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번지면서 이 의원의 고민도 보다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신에 대한 수사는 이 후보를 겨냥해 점점 옥죄는 형국이다.

정치인 이재명이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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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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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져라” 하지만 열성당원 부담스러운 민주당

“이재명은 출마한다.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하는 것이 민주당의 전통이다.”

지난 23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당원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는 이 의원이 당 대표라는 고지에 가깝다는 의미다.

표면적으론 민주당 내부에서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싸움으로 비치는 이번 갈등에서 특이한 점은 이 의원의 당권 불출마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이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직접적인 공격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의원의 열성적인 지지자들과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올 후폭풍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2일 재선 의원들의 모임 직후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 있는 분들은 이번 전대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내면서 이 의원의 실명을 명시하지 못했다. 이 같은 입장문에는 48명의 재선 의원 가운데 34명이 동의했지만 그들 역시 이 의원에 대한 정면공격이 곤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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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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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도 23일 친문계 핵심으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고리로 이 의원의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이번에 나설 건지 아니면 책임지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국민한테 제시할 건지 이게 되게 중요한 토론 숙제”라고 했다. 친문계 전재수 의원도 “전해철 의원의 이런 반응이 여타 책임이 있는 분들의 어떤 연쇄적 반응으로 연쇄적 반응으로 이어지기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이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진 못했다. 질문의 맥락 중 “선거에 책임이 있는 지도급 인사”라는 표현을 통해 이 의원을 추정할 뿐이다.

이 의원 측은 당내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친이재명(친명)계 의원은 “이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나설 경우,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본인의 출마가 당에 도움이 될지 등을 진지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거듭된 요구에 이 의원은 “고민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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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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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겨누는 총구, 쌍방울 그룹 수사가 화수분 되나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다. 지금까지 부인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서부터 성남시장 재직시절 불거진 성남FC 관련 비리 의혹, 대장동 비리 등 각종 수사로 이 의원을 옥죄어 온 수사당국은 최근 쌍방울 그룹을 압수수색하며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병문)는 23일 쌍방울 서울 본사 등에 압수수색에 나서 현재 부정거래 등 혐의와 관련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 의원을 쫓아다녔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였던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검사 출신의 이모 변호사가 수임료로 3억원과 20억원 상당의 쌍방울 그룹 주식을 받았다는 게 골자다. 즉 이 의원이 지급해야 할 변호사비를 쌍방울 그룹이 대신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후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이 변호사와 지인 최모씨가 주고받은 40여분 분량의 대화 녹음 파일을 확보하는 등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법조윤리협의회와 서울지역 세무서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 의원의 변호인단 변호사들을 불러 변호사비를 받은 정황 등을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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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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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사의 핵심은 이 의원과 쌍방울 그룹 간의 관계다. 현재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이 제출한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 등을 확인하고 쌍방울 경영진의 횡령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이 쌍방울 그룹 경영진의 입을 통해 이 의원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과 쌍방울 그룹은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변호사비 대납 의혹와 관련한 검찰의 최종 종착지가 이 의원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재 진행되는 수사 상황에 비춰보면 이 의원이 검찰 수사의 최종 목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쌍방울 그룹의 압수수색은 쌍방울 경영진의 입을 여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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