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3일) 고용노동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총 근무 시간은 유지하되,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계산해서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52시간 > 요새 다정회에 토일남 공방이 한창입니다. 포문은 박준우 마커가 열었습니다.
[정치부회의 : 저희 다정회에는 '토읽남'과 '토일남'이 있습니다. '토읽남'은 토론회 읽어주는 남자, 바로 저 박 마커고요. '토일남'은 토 나올 정도로 일 시키는 남자, 우리의 마에스트로 복국장입니다.]
박 마커가 쏘고, 류 실장이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톰과 제리같던 두 사람, 이럴 땐 거의 찐남매 케미죠.
[정치부회의 : 평소 박준우 마커 말에 거의 대부분 동의하기 어렵지만요. 국장을 '토일남', 토할 정도로 일 시키는 남자라고 한 부분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자애로운 리더십을 지향하는 복국장, 농담인 줄 알면서도 한 마디 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정치부회의 : 근데 솔직히 말하면 신체커, 솔직히 우리 중에 누가 제일 일찍 나와요 회사에? (당연히 국장이죠.) 제가 제일 먼저 나오잖아요. (새벽같이 나오시죠.) 제일 먼저 나오고 퇴근 시간은 비슷하니까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저 잖아요. 그러니까 '토일남'은 '토가 나올정도로 일하는 사람' 그렇게 컨셉을 바꾸면 어떨까 싶은데…]
그럼요 그럼요. 다정회 경력 5년 차인 제가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복국장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정치부회의 : 따뜻한 리더! 일 잘하고 부지런한 리더! 52시간 철저히 지키는 리더! 복국장의 존재 그 자체가 여정회(현 다정회) 팀워크의 비결입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노동시간 준수, 우리 노동자들의 염원이자 권리이기도 하죠. 이제 대한민국은 OECD 최장 노동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52시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 양날의 검이죠. 중소기업은 생산성이 줄고, 노동자의 임금도 줄고, 무엇보다 필요할 때 더 일하고, 쉴 땐 쉬는 '유연한 노동'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새 정부가 52시간 총량은 유지하되,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어제)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 일하고 싶을 때는 일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대 52시간제 기본 틀 속에서 운영방법과 이행수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겠습니다.]
현재 '주 단위'로 관리하는 노동 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자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 정책은 '주 단위'죠. 한 주에 법정 근로시간 40시간 + 연장 근로시간 12시간 = 총 52시간을 일하게 되어있습니다. 개편안은 이 연장 근로시간 12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는 식인데요. 12시간 x 한달 (12시간x4.325주) = 해서 한달에 총 52시간 연장 근로가 가능하죠. 이 52시간을 한주에 몰아서 쓰든, 나눠서 쓰든 자율성을 주자. 어떤 주는 60시간, 어떤 주는 50시간 이렇게 유연성을 높이자는 겁니다. 어쨌든 총 근무시간은 기존과 똑같으니까요.
조금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요. 한 김치 공장에서 다음주까지 미국에 김치 만 포기를 납품해야 합니다. 그럼 당장 이번 주에 기본 40시간+연장근무 52시간까지 총 92시간을 몰아서 다 쓰고요. 나머지 3주는 40시간씩만 일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특정 주에 연장 근로가 몰리면 노동자의 건강권이 악화될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대목입니다.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주에 92시간을 일하려면 주 6일 근무할 경우에 하루에 15시간씩 일해야 되거든요. 일하다 죽으라고 하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이 질문에 대해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노동자 건강권 보호조치가 반드시 병행될 것으로, 예를 들어 11시간 연속 휴식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초과 근로시간을 적립한 뒤 임금 대신 휴가로 쓰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추진됩니다.
'노동시간 유연화'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이자 대선 공약이기도 합니다. 다만 "일주일에 120시간" 언급으로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죠. 이번 개편안이 주 120시간을 일하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업무의 총량은 기존의 주 단위 52시간제와 동일합니다.
[윤석열/당시 야권 대선후보 (매일경제 '레이더P' / 2021년 7월 19일) : 아 이거는 자기네 같은 스타트업 이런 데는 좀 예외 조항을 둬가지고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좀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게임 같은 거 하나 개발하려고 하면 한 120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고 한 2주 바짝 하고 노는 거지.]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어제) : 선거 과정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는 과정에서 120시간 이런 말씀이 나온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선택권, 다양성, 현실 적합성, 그런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신 거다라고 볼 수 있고…]
다만 윤 대통령은 오늘 출근길에서 "아직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앞으로 운용될 민간연구회와 현장 노사 의견을 종합해 추후에 공식 발표하겠다는 겁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부총리가 노동부에다가 아마 민간연구회라든가 이런 분들의 조언을 받아가지고 노동시간의 유연성에 대해서 검토를 해 보라고 얘기를 한 상황이고,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건 아닙니다.]
< 해경 일괄 사의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해경 간부 9명이 오늘 집단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습니다. 정봉훈 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하루 만입니다.
[정봉훈/해양경찰청장 (지난 22일) : 해양경찰의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하여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년 전, 숨진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한 해경은 최근 '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수사 결과를 번복했습니다. 당초 월북의 증거 중 하나로 언급했던 구명조끼도 "정확한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21일) : 해경이 작성한 내사 보고서입니다. 구명조끼와 부표 등 중에 사라진 물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2주 뒤 해경은 이 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걸 확인했다며 정반대의 결론을 냈습니다.]
[윤성현/당시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2020년 10월 22일) : 당시 붉은색 계열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국방부도 말을 바꾸긴 마찬가진데요. 2년 전 "북한군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가, 사흘 뒤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수정 발표를 했죠. '확인'이 '추정'으로 바뀐 이유, 당시 청와대의 지침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윤형진/국방부 정책기획과장 (지난 16일) : 국방부는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 받아 최초 발표에서 변경된 입장을 언론을 통해 설명하였습니다.]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지만요. 어제 국방부를 방문한 국민의힘 진상조사TF는 "청와대에서 왜곡을 지시한 책임자가 서 전 처장"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서주석/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국가안보실 지침 얘기는 저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어제) : 책임자가 서주석 당시 NSC 사무처장인 게 확인됐습니다. 9월 27일 날 서주석 NSC 사무처장의 지시로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서 지침서를 보내서 '시신 소각으로 확정한 입장을 바꾸라'라고 했습니다.]
하 의원은 또 당시 국방부가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구조지시도 받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죠. '남북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도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 생존 사실이 확인된 22일 오후 3시 30분 이후 이대준 씨가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유족들은 이씨의 생존이 확인된 후 6시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만나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래진/서해 피살 공무원의 형 : 속속 드러나는 끔찍한 일들이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자못 궁금합니다. 저는 골든타임 6시간 그리고 대통령의 시간을 밝히기 위해서…]
반면 문재인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비극을 정치적으로 써먹고 있다"고 반발했는데요.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시신 수색 작업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며 "사건을 전임 정부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급급한 정부 여당의 행태는 치졸하다 못해 야비한 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한 달 남았는데" >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국기문란',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며 강하게 질타했었죠. 김창룡 경찰청장 책임론에 더해 용퇴론까지 불거졌는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김창룡 청장에 대한 자진사퇴라든지 압박, 경질까지 염두에 두신 건지?) 임기 이제 한 달 남았는데 그게 중요합니까?]
김 청장의 임기는 7월 23일까지. 굳이 경질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인사 번복 논란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행안부와 경찰 간 줄다리기 사이에 김 청장은 '식물청장'으로 전락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 국정원 대기발령 > 검찰에, 경찰에, 이번엔 국정원입니다. 최근 1급 국장 27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하는데요. 역시 새 정부 들어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되는 걸로 보입니다.
국정원의 원훈도 바뀌는데요.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초대 원훈이 다시 쓰일 걸로 보입니다. 내부 설문조사에서 1등을 했다고 합니다. 현재 원훈은 문재인 정부 때 바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인데요. 이 원훈석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한 고 신영복 교수의 손글씨체로 쓰여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 한국과 나토 >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으로 첫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릅니다.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트너국으로서 처음으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내심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나라가 있죠. 중국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석하는 데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3일) : 나토는 명백히 북대서양 지역의 군사 기구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우리는 나토가 이념으로 선을 긋고 대항하는 것을 멈추길 촉구합니다.]
이번엔 미국이 발끈했습니다. 중국이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는 일이란 거죠.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하든 중국엔 거부권이 없다고 받아쳤습니다.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3일) : 우리는 대한민국이 나토 회의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분됩니다.]
이번 나토 회의에서 근 5년 만의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주목됩니다. 이것 참, 당장 스페인 출장에 가야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금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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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3일) 고용노동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총 근무 시간은 유지하되,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계산해서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52시간 > 요새 다정회에 토일남 공방이 한창입니다. 포문은 박준우 마커가 열었습니다.
[정치부회의 : 저희 다정회에는 '토읽남'과 '토일남'이 있습니다. '토읽남'은 토론회 읽어주는 남자, 바로 저 박 마커고요. '토일남'은 토 나올 정도로 일 시키는 남자, 우리의 마에스트로 복국장입니다.]
박 마커가 쏘고, 류 실장이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톰과 제리같던 두 사람, 이럴 땐 거의 찐남매 케미죠.
[정치부회의 : 평소 박준우 마커 말에 거의 대부분 동의하기 어렵지만요. 국장을 '토일남', 토할 정도로 일 시키는 남자라고 한 부분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자애로운 리더십을 지향하는 복국장, 농담인 줄 알면서도 한 마디 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정치부회의 : 근데 솔직히 말하면 신체커, 솔직히 우리 중에 누가 제일 일찍 나와요 회사에? (당연히 국장이죠.) 제가 제일 먼저 나오잖아요. (새벽같이 나오시죠.) 제일 먼저 나오고 퇴근 시간은 비슷하니까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저 잖아요. 그러니까 '토일남'은 '토가 나올정도로 일하는 사람' 그렇게 컨셉을 바꾸면 어떨까 싶은데…]
그럼요 그럼요. 다정회 경력 5년 차인 제가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복국장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정치부회의 : 따뜻한 리더! 일 잘하고 부지런한 리더! 52시간 철저히 지키는 리더! 복국장의 존재 그 자체가 여정회(현 다정회) 팀워크의 비결입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노동시간 준수, 우리 노동자들의 염원이자 권리이기도 하죠. 이제 대한민국은 OECD 최장 노동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52시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 양날의 검이죠. 중소기업은 생산성이 줄고, 노동자의 임금도 줄고, 무엇보다 필요할 때 더 일하고, 쉴 땐 쉬는 '유연한 노동'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새 정부가 52시간 총량은 유지하되,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어제)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 일하고 싶을 때는 일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대 52시간제 기본 틀 속에서 운영방법과 이행수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겠습니다.]
현재 '주 단위'로 관리하는 노동 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자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 정책은 '주 단위'죠. 한 주에 법정 근로시간 40시간 + 연장 근로시간 12시간 = 총 52시간을 일하게 되어있습니다. 개편안은 이 연장 근로시간 12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는 식인데요. 12시간 x 한달 (12시간x4.325주) = 해서 한달에 총 52시간 연장 근로가 가능하죠. 이 52시간을 한주에 몰아서 쓰든, 나눠서 쓰든 자율성을 주자. 어떤 주는 60시간, 어떤 주는 50시간 이렇게 유연성을 높이자는 겁니다. 어쨌든 총 근무시간은 기존과 똑같으니까요.
조금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요. 한 김치 공장에서 다음주까지 미국에 김치 만 포기를 납품해야 합니다. 그럼 당장 이번 주에 기본 40시간+연장근무 52시간까지 총 92시간을 몰아서 다 쓰고요. 나머지 3주는 40시간씩만 일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특정 주에 연장 근로가 몰리면 노동자의 건강권이 악화될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대목입니다.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주에 92시간을 일하려면 주 6일 근무할 경우에 하루에 15시간씩 일해야 되거든요. 일하다 죽으라고 하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이 질문에 대해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노동자 건강권 보호조치가 반드시 병행될 것으로, 예를 들어 11시간 연속 휴식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초과 근로시간을 적립한 뒤 임금 대신 휴가로 쓰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추진됩니다.
'노동시간 유연화'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이자 대선 공약이기도 합니다. 다만 "일주일에 120시간" 언급으로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죠. 이번 개편안이 주 120시간을 일하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업무의 총량은 기존의 주 단위 52시간제와 동일합니다.
[윤석열/당시 야권 대선후보 (매일경제 '레이더P' / 2021년 7월 19일) : 아 이거는 자기네 같은 스타트업 이런 데는 좀 예외 조항을 둬가지고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좀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게임 같은 거 하나 개발하려고 하면 한 120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고 한 2주 바짝 하고 노는 거지.]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어제) : 선거 과정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는 과정에서 120시간 이런 말씀이 나온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선택권, 다양성, 현실 적합성, 그런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신 거다라고 볼 수 있고…]
다만 윤 대통령은 오늘 출근길에서 "아직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앞으로 운용될 민간연구회와 현장 노사 의견을 종합해 추후에 공식 발표하겠다는 겁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부총리가 노동부에다가 아마 민간연구회라든가 이런 분들의 조언을 받아가지고 노동시간의 유연성에 대해서 검토를 해 보라고 얘기를 한 상황이고,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건 아닙니다.]
< 해경 일괄 사의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해경 간부 9명이 오늘 집단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습니다. 정봉훈 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하루 만입니다.
[정봉훈/해양경찰청장 (지난 22일) : 해양경찰의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하여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년 전, 숨진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한 해경은 최근 '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수사 결과를 번복했습니다. 당초 월북의 증거 중 하나로 언급했던 구명조끼도 "정확한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21일) : 해경이 작성한 내사 보고서입니다. 구명조끼와 부표 등 중에 사라진 물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2주 뒤 해경은 이 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걸 확인했다며 정반대의 결론을 냈습니다.]
[윤성현/당시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2020년 10월 22일) : 당시 붉은색 계열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국방부도 말을 바꾸긴 마찬가진데요. 2년 전 "북한군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가, 사흘 뒤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수정 발표를 했죠. '확인'이 '추정'으로 바뀐 이유, 당시 청와대의 지침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윤형진/국방부 정책기획과장 (지난 16일) : 국방부는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 받아 최초 발표에서 변경된 입장을 언론을 통해 설명하였습니다.]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지만요. 어제 국방부를 방문한 국민의힘 진상조사TF는 "청와대에서 왜곡을 지시한 책임자가 서 전 처장"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서주석/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국가안보실 지침 얘기는 저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어제) : 책임자가 서주석 당시 NSC 사무처장인 게 확인됐습니다. 9월 27일 날 서주석 NSC 사무처장의 지시로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서 지침서를 보내서 '시신 소각으로 확정한 입장을 바꾸라'라고 했습니다.]
하 의원은 또 당시 국방부가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구조지시도 받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죠. '남북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도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 생존 사실이 확인된 22일 오후 3시 30분 이후 이대준 씨가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 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유족들은 이씨의 생존이 확인된 후 6시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만나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래진/서해 피살 공무원의 형 : 속속 드러나는 끔찍한 일들이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자못 궁금합니다. 저는 골든타임 6시간 그리고 대통령의 시간을 밝히기 위해서…]
반면 문재인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비극을 정치적으로 써먹고 있다"고 반발했는데요.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시신 수색 작업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며 "사건을 전임 정부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급급한 정부 여당의 행태는 치졸하다 못해 야비한 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한 달 남았는데" >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국기문란',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며 강하게 질타했었죠. 김창룡 경찰청장 책임론에 더해 용퇴론까지 불거졌는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김창룡 청장에 대한 자진사퇴라든지 압박, 경질까지 염두에 두신 건지?) 임기 이제 한 달 남았는데 그게 중요합니까?]
김 청장의 임기는 7월 23일까지. 굳이 경질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인사 번복 논란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행안부와 경찰 간 줄다리기 사이에 김 청장은 '식물청장'으로 전락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 국정원 대기발령 > 검찰에, 경찰에, 이번엔 국정원입니다. 최근 1급 국장 27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하는데요. 역시 새 정부 들어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되는 걸로 보입니다.
국정원의 원훈도 바뀌는데요.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초대 원훈이 다시 쓰일 걸로 보입니다. 내부 설문조사에서 1등을 했다고 합니다. 현재 원훈은 문재인 정부 때 바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인데요. 이 원훈석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한 고 신영복 교수의 손글씨체로 쓰여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 한국과 나토 >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으로 첫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릅니다.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트너국으로서 처음으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내심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나라가 있죠. 중국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석하는 데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3일) : 나토는 명백히 북대서양 지역의 군사 기구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우리는 나토가 이념으로 선을 긋고 대항하는 것을 멈추길 촉구합니다.]
이번엔 미국이 발끈했습니다. 중국이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는 일이란 거죠.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하든 중국엔 거부권이 없다고 받아쳤습니다.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23일) : 우리는 대한민국이 나토 회의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분됩니다.]
이번 나토 회의에서 근 5년 만의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주목됩니다. 이것 참, 당장 스페인 출장에 가야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금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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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3일) 고용노동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총 근무 시간은 유지하되,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계산해서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52시간 > 요새 다정회에 토일남 공방이 한창입니다. 포문은 박준우 마커가 열었습니다.
어제(23일) 고용노동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총 근무 시간은 유지하되,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계산해서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52시간 > 요새 다정회에 토일남 공방이 한창입니다. 포문은 박준우 마커가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