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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원숭이두창 동시 대응…여름철 방역국면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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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부산=뉴스1) 질병관리청이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되었다고 22일 밝혔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함으로써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 수준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됐다. 사진은 22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청사에 원숭이두창 주의를 알리는 문구가 모니터에 송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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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변수가 더해졌다. 코로나19 유행이 둔화세지만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 수준에서 더이상 크게 줄지 않아 여름철 이동량이 늘어나면 재유행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원숭이두창이 이 같은 코로나19 국면에 국내 유입된 것. 가능성은 낮지만, 지역사회 전파가 혹시라도 진행되면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에 동시 대응해야 한다. 그만큼 방역 부담이 올라간다.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7497명을 기록했다고. 이 가운데 해외 유입사례 92명을 제외한 국내 확진자 수는 7405명이었다. 서울(1577명)과 경기(1966명), 인천(346명) 등 수도권에서 3889명이 확진됐다. 전체 국내 확진자의 52.5% 비중이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전일보다 1495명 감소했다. 전주 대비로는 497명 줄었다. 14일 연속 1만명 미만으로 3월 대유행 정점과 비교하면 방역상황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확진자 수 7000명 수준에서 더 이상 큰 폭 줄어들지 않는다. 앞서 당국은 확진자 수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정체상태를 보일 거라는 예측을 내놨다. 당국의 예상대로 유행 정체상태일 경우 여전히 하루 70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여름 휴가철을 맞게 된다.

당국은 여름 재유행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낸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일 "올해 여름은 코로나19 재유행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7~8월 이후 재유행이 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경고했다.

여름 재유행 최대 위험요인은 여름 휴가철 인구 대이동이다. 휴가 기간에는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전국을 오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지난해도 여름 휴가철 1만명대이던 신규 확진자가 8월부터 2만명대로 증가한 뒤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여름 재유행 위험을 눈앞에 두고 전일 원숭이두창 유입이 국내 첫 확인됐다.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자는 당초 2명이었다. 지난 21일 외국인 1명과 내국인 1명 의심환자가 신고됐고, 당국은 유전자증폭(PRC) 검사와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전일 내국인에 대한 최종 감염을 확인했다.

확진자는 지난 21일 오후 독일에서 귀국했다. 입국 전인 18일 두통 증상이 시작됐고 입국 당시에는 미열, 인후통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이 나타났다. 확진자는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했으며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고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며 피부 손상을 일으킨다. 주로 밀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그래서 전파력이 코로나19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에게 유행하는 천연두는 감염재생산지수가 3~6 정도로 코로나19 수준이지만 원숭이두창은 그정도의 전파력은 아니다"고 말했다.

치료제도 있다.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성인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오는 7월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전방위적 확산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송창선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장은 "원숭이두창은 전파 경로가 제한적이고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데다 이미 치료제와 백신도 있어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치명적일 수 있다.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1~10%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보고됐다. 특히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은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파력이 낮다 해도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초 영국에서 환자가 보고된 뒤 약 한달만에 42개국에서 2000명 이상 감염됐다. 원숭이두창이 그동안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 현상이라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다.

이와 관련, 코로나19와 같은 공기전파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초 여행자들에게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 지침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지난 6일 돌연 삭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원숭이두창이 공기 중 비말을 타고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 처럼) 비말 감염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비말 감염의 가능성에 대해서 배제하기는 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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