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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원론에 충실해야" 큰 가르침 남기고 떠난 조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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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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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학계의 거목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대부분 그가 저술한 '경제학 원론'을 읽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그가 전파한 경제학 기본 원리는 학계는 물론이고 관계·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정부가 '경제학 원론'만 제대로 이해했어도 선무당식 정책으로 나라 경제를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소득주도성장'이나 무리한 탈원전, 부동산 세금폭탄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 명예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20년간 재직한 뒤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서울시장을 차례로 역임한 큰 지식인이었다.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 대한 질타도 주저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매일경제와 신년 인터뷰에서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본말이 전도된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생산성 향상이 이뤄져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건 경제학 원론의 기본 상식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근로자의 임금부터 올리면 성장이 이뤄진다고 했다. 조 명예교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재인정부는 "탈원전을 하더라도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했다. 경제학 원론의 '수요·공급 이론'만 봤어도 꺼내지 못할 주장이다. 원전을 줄이면 전기 공급량이 줄어들고 그 부족한 전기를 비싼 재생에너지로 보충하면 발전 단가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도 전기료를 올리지 않으니 한국전력의 영업적자가 올해 1분기에만 7조원 이상 쌓인 것이다. 언젠가는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이다. 집값 상승도 경제학 원론을 무시한 결과다.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릴 생각은 하지 않고 문재인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같은 세금폭탄으로 변칙적인 해법에만 매달렸다. 참담한 실패는 예고된 것이었다. 조 명예교수는 생전에 "기업만이 부를 창조한다"며 기업 생산성을 강조했다. 이 또한 경제학 원론에 충실한 가르침이다. 윤석열정부는 변칙보다 원론에 충실한 정책으로 한국 경제 회생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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