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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윤 대통령, 경찰 인사 번복 논란에 "국기문란…어이없는 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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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해서 '국기 문란'이라며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은 인사를 공지했다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죠.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경찰 통제 강화가 목적인 경찰국 신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관련 논란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국기 문란" > 첫 제목부터 쎕니다. 국기문란. 어제(22일) 픽에서도 전했던 경찰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 이야긴데요. 먼저,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부터 정리합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지난 21일) 저녁 7시쯤, 정부는 경찰 치안감 28명의 보직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그런데 밤 9시 반쯤, 7명의 자리가 바뀐 새 명단이 나왔습니다. 경찰청은 '내부 실무자의 실수'라고 밝혔지만, 이 해명도 곧 바뀌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최종안을 통보받아 게시한 건데, 행안부에서 잘못 보냈다며 다시 줬다'는 겁니다.]

경찰 고위직 인사가 2시간 만에 바뀌는 초유의 일이었죠. 경찰의 해명은 오락가락했습니다. 처음엔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했다가, 이후 "행안부에서 다시 바뀐 명단을 줬다"고 말을 바꾼 겁니다. 행안부가 인사권을 통해 경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행안부 장관이 직접 반박했는데요. 경찰 고위직 인사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사인을 받아야 하죠. 이상민 장관은 "대통령의 결재는 밤 10시 딱 한 차례였다" 즉, 최종안은 단 하나만 존재했다고 했습니다. "경찰이 희한하게도 대통령 결재가 나기 전 인사안을 공지했다"는 겁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일단 인사 번복 자체가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네. 그렇습니다. 아마 경찰청 안에서 기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고요. 대통령님은 나중에 확인해 보시면 알겠지만, 10시 좀 전에 결재를 한 번 하셨고요. 그 외 변동된 거나 아무런 변동 사항이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기문란'을 언급한 겁니다. 정부의 '경찰 길들이기' 의혹을 일축하면서 경찰 책임론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그리고 아직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고, 그러한 인사가 밖으로 유출이 되고, 이것을 또 언론에다가 마치 인사가 번복된 것처럼 나간다는 자체는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이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그런 과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표현이 상당히 센데요. 윤 대통령은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것이 경찰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는데요. 법무부에 검찰국이 있듯 행안부에 경찰국을 둬 감독하는 건 당연하다는 겁니다. 필요한 통제는 하되, 수사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수사는 진행이 되면 어디 외부에서 간섭할 수가 없어요. 간섭하면 가만히 있으면 그게 수사기관이겠습니까? 그런 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고. 또 과거에 많을 때는 한 100명 가까운 경찰 인력을 파견 받아가지고 청와대가 직접 권력기관을 움직였는데, 저는 그것을 담당 내각의 장관들에게 맡기고 필요한 통제는 하되 그건(수사는) 철저하게 자기 책임하에서 할 수 있도록…]

이런 가운데 민주당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경찰청으로 향했습니다. "윤 정부의 경찰통제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경찰은 흔들려선 안 된다"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민주당 내 대책 TF를 꾸려 경찰국 신설을 저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가 아직 원구성이 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을 틈탔는지 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 시도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흔들리지 말고 국민을 위해서 복무해 주기를 바랍니다.]

경찰 내부는 심하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들이 기자회견과 시위를 통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가운데,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지휘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찰 내부망엔 "김창룡 경찰청장의 용기 있는 퇴장을 바란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권영환/경남청 경찰직장협의회 회장 : 과거 독재시대의 치안본부로의 회귀이자,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며 경찰 수사가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 기획되는 등 모든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이번엔 경찰 아닌 검찰로 가볼까요. 맥락은 다르지만 여기도 인사로 시끄럽습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로 인사를 단행하면서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겁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 20일) : 선거법의 공소시효는 6개월밖에 안 되는 거 알고 계시죠? 그럼 지금은 신속하게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 업무를 해야 될 부분이 많은 거거든요. 총장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총장 임명 한 이후에 인사를 해야 된다는 것에는 지금 현재 상황이 저는 그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도 행안부에 힘을 싣듯 법무부에도 힘을 실어줬습니다.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한 장관이 제대로 인사를 했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검사나 경찰에 대해서 책임 장관으로서 인사 권한을 대폭 부여를 했기 때문에 아마 우리 법무부 장관이 이런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아주 제대로 잘했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총장 직무대리를 받고 있는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와 충분히 협의한 만큼 '총장 패싱'도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후임 검찰총장은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한 상태로 임기를 시작하게됩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식물총장이라든지, 총장 패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럴까요. 검찰총장은 식물이 될 수 없을까요?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20년 10월 22일) :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제가 누구를 비호합니까? 비호가 되냐고요. 뭐가 식물이 아닙니까? 인사권도 하나도 없는데. 인사도 완전히 배제됐는데.]

검찰총장 시절 자신을 '인사권이 없는 식물총장'이라고 했던 윤 대통령, 새 정부 첫 검찰총장은 다시 '식물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21일) : 역시 한동훈 장관이 실세는 실세인가 봐요. 지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검찰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거거든요.]

< "목록도 없다" > 대통령기록관이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보실까요? 대통령 기록관. 제목. 정보공개 청구 부존재 체크 통지서. 아래 설명을 보면요. 최대한 찾아보았으나 해당 기록물이 부존재함을 알려드립니다. 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공개할 수 있는 자료가 제목 조차, 목록 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김기윤/유족 측 법률대리인 (어제) : 과거 2020년 10월 8일경 문재인 전 대통령은 피살 공무원 아들에게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편지를 보냈지만 퇴임하면서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하였습니다.]

대통령기록물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일반 기록물과 지정 기록물이죠. 후자의 경우 최장 30년간 열람이 제한됩니다. 앞서 법원은 유족의 정보공개 소송에 대해 "지정기록물로 묶이지 않은 나머지는 공개하라"는 취지로 유족의 손을 들어줬던 건데요.

자, 대통령 기록관이 보내온 문서 다시 보겠습니다. 먼저, "'일반 기록물'을 대상으로 최대한 찾아봤으나 해당 기록이 부존재하다" 한마디로 남아있는 일반 기록물은 없다는 뜻이고요. 두 번째, "지정기록물은 원래 공개할 수 없어 존재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 특히 어떤 게 대통령 지정기록물에 들어가있는 지 그 '목록'조차도 지정기록물로 지정돼 있어 아예 검색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입니다.

[김기윤/유족 측 법률대리인 (음성대역)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족이 승소한 정보 및 이에 대한 목록까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점이 확인되었다. 이는 유족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며, 문 전 대통령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되기에 계속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죠. 청와대의 '월북발표' 지침에 따라 수사 결과가 조작됐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겁니다. 또 국회에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거부하면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래진/서해 피살 공무원의 형 (어제) : 해경의 수사 방해와 국방부에 허위로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면 대한민국 헌법으로 마땅히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김기윤/유족 측 법률대리인 (어제) :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기록물 공개를) 정식으로 요청하면 공개를 피하지 않는다고 말하였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런 가운데 해경청장이 갑작스러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2년 전 당시 정보로는 월북으로 판단했지만, 이후 국방부가 군 특수정보를 주지 않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정봉훈/해양경찰청장 (어제) : 해양경찰에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하여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방부도 말을 바꾸긴 마찬가진데요. 2년 전 "북한군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가 사흘 뒤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수정 발표를 했죠. 당시 청와대의 지침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윤형진/국방부 정책기획과장 (지난 16일) : 국방부는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 받아 최초 발표에서 변경된 입장을 언론을 통해 설명하였습니다.]

그러자 당시 청와대 인사가 직접 나섰죠. "청와대가 국방부에 지침을 내렸다는 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숨진 공무원 이 씨가 월북 의사가 있었다는 건 아주 긴 SI 첩보를 통해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주석/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름, 나이, 거주지,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 월북 의사가 보고가 됐었습니다. 저희가 이례적으로 아주 긴 그런 SI 첩보가 당시에 있었고요. (며칠 전에 JTBC가 보도한 걸 보면 당시 해경 내사 보고서를 입수해서 보니까 배 안에 구명조끼가 사라진 것이 없다.) 어쨌든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을 탄 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 그 기초 사실은 변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국방부를 찾아갔고요. 유족 측은 오는 27일 민주당을 찾아가 대통령 기록물 공개에 동의해달라 설득에 나설 예정입니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국회의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공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뉴스가 참 많아서요. 발제는 여기서 마치고, 들어가서 나머지 픽 전해드립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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