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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웅이라더니 토사구팽”… 폭우에도 거리 나선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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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광화문서 총력투쟁 결의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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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은빈 기자

폭우가 쏟아진 23일 서울 광화문 인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일상회복 주역인 의료진들이 거리로 나섰다.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정당한 보상 지급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전국 곳곳에서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빗속에서 ‘보건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9‧2 노정합의 이행하라’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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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은빈 기자

“헌신한 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해야… 처우 개선 필요”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코로나19를 겪고도 노동 현실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영웅이라고 칭송했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을 토사구팽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전사로서 헌신해 온 모든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올해 적정한 임금인상이 보장돼야 한다. 또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인 만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윤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지부 시설분회장도 “14개 국립대 병원 중 13개 국립대 병원의 정규직화가 완료됐지만 부산대병원만큼은 아직 기약이 없다”면서 “최소한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담당하는 병원의 구성원이라면 직접 고용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별 교섭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수정 전북대병원지부장은 “지금 국립대병원은 잘 나가는 한 곳이 합의하게 되면 그 합의안을 쫓아가기 바쁘다.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면 사용자들끼리 똘똘 뭉쳐 타 병원 상황을 핑계대기에 바빴다. 그 사이 병원별 양극화는 심해졌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비정규직 없는 병원, 노동이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선 산별 교섭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간호사 처우 개선과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도 촉구했다. 이은영 경희의료원지부장은 “설립 50년이 넘는 병원에서 정년 퇴직을 한 간호사는 단 2명에 불과하다. 간호사들은 지금까지 현장을 지키지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숙련된 간호사가 간호를 제공하길 바라는 건 환자도 마찬가지”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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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은빈 기자

“9.2 노정합의 지켜야 다음 감염병 대비 가능”

이들은 특히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 공공의료 확충 등이 담긴 ‘9.2 노정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노조는 보건복지부와 감염병 대응체계 확충,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22개 조항을 담은 노정합의문을 작성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열악한 공공의료, 부족한 인력 등의 문제를 바꾸기 위해선 노정합의가 이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 위원장은 “복지부와 노정합의 이행점검회의를 매달 하고 있지만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며 “정부가 노정합의대로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70개 중진료권에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공공병원을 하나씩 설립해서 감염병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정부가 실시하려는 정책이 ‘의료민영화’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나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9.2 노정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윤 정부는 공공병원을 확충하지 않겠다고 하고 오히려 의료의 공공성 확대보다 의료를 산업으로 육성해 돈벌이를 하겠다는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윤 정권은 디지털헬스케어 확대와 디지털의료바이오산업 육성으로 포장한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윤 정권의 의료영리화를 저지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들은 올해 임단협 승리를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노조는 “적정임금 인상,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야간교대근무제 개선, 불법의료 근절, 업무범위 명확화, 1인 근무 금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폭언‧폭행 근절, 병문안 문화 개선, 헌혈공가 확보, 산별교섭 정상화 제도화 등을 내걸고 교섭과 투쟁을 시작했다”며 “공동 요구 쟁취와 임단협 투쟁을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외쳤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아무리 색깔 공세를 퍼붓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보건 노동자들이 민중의 목숨을 지키는 가치 있는 노동을 한다는 사실만큼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노동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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