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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지인·공범 연쇄 살해 권재찬 사형 선고..."인간성 회복 기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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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 전혀 없어"
강도살인죄 15년 복역 후 재차 범행
1심 사형 선고 안인득 이후 3년 만에
한국일보

50대 여성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살해한 권재찬이 지난해 12월 14일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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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지인과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을 잇달아 살해한 권재찬(53)이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23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하자 법정 안이 술렁이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들도 이날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궁핍한 경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살해했고, 범행 도구로서 공범을 유인해 추가로 살해했다"며 "범행 동기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고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에 사용한 수면제를 미리 처방 받는 등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했다"며 "자신의 목적과 의도에 따라 피해자들을 순차 살해한 점, 사체를 유기하고 증거를 인멸한 다음 국외로 도피 시도했던 점 등을 볼 때 우발적이거나 충동적 범행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강도상해, 강도강간 등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가석방된 피고인은 다시 강도살인죄로 15년간 복역 후 만기 출소한 지 3년 8개월 만에 다시 범행했다"며 "교화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 인간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형을 선고한다"고 강조했다.

1심에서 사형 선고자가 나온 것은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안인득은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현주건조물 방화)로 2019년 11월 창원지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권재찬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7시쯤 인천 미추홀구 한 상가건물 지하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A(59·여)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씨를 살해하기 전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려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 450만 원을 인출하고, A씨의 다이아몬드 반지와 금목걸이, 현금 11만 원 등 1,132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았다.

권씨는 도박 빚 5,000만 원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고소 당하고 신용불량자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휴대폰으로 '복면강도', 'ATM 강도' 등을 검색해 범행을 계획했다.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수면제도 미리 처방 받았다.

권씨는 특히 500만 원 채무 변제를 독촉해온 과거 직장 동료인 B(49)씨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사체 유기 공범으로 끌어들인 뒤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권씨는 A씨를 살해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5일 오후 1시쯤 인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 중턱에서 B씨의 머리 부위를 돌과 삽, 망치 등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그는 B씨가 "112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에 암매장했다. B씨는 A씨을 직접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권씨가 A씨의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실어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공터에 유기하는 것을 도왔다.

권씨는 2003년 인천에서 전당포 주인(사망 당시 69세)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현금 12만 원과 1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2장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붙잡혀 15년간 복역했으며 2018년 3월 출소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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