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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1조6000억대 금융 사기 '라임’ 이종필, 2심 징역 20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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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환매 중단 사태에서 촉발된 희대의 금융사기 스캔들의 주범인 이종필(44)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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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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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이종필…18억 수수하고 수천억 회수 못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정현미‧김진하)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을 선고했다. 18억1770여만원을 추징하라고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금융회사는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원활하게 그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무와 집행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런데 이 전 부사장은 직무와 관련해 박모 전 리드 부회장 등으로부터 약 18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아챙겼고, 관련 기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대부분 회수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어 “해외무역금융 펀드 사기 판매의 피해자는 700여명, 피해액이 2000억원에 이르고 업무상 횡령의 목적과 수법도 나빠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수재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라임 사태가 야기한 혼란에 대해 반성하는 점, 추가 범행에 대한 1심 재판을 별도 진행하는 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원종준(43) 전 라임 대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원 전 대표는 “주범인 이 전 부사장의 범행에 소극적·제한적으로 참여했고 펀드 운용 정보도 제한적으로 알았다”는 점 때문에 형량을 적게 받았다. 이모 전 라임 마케팅본부장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마케팅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이모 씨도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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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조 6700억원 환매중단 시작…‘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고?



이날 선고된 라임 사태는 국내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 펀드의 1조 67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건이 시작이다.

이후 ▶환매 중단 사태 무마를 위한 정·관계, 금융권 로비 사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사건 ▶펀드 투자금을 통한 기업사냥과 횡령 사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라임 사건 수사 배제와 사상 초유의 징계 처분까지 다양한 파급효과로 번져가고, 피해규모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고’란 말이 나왔다.

펀드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부사장은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2017년 5월부터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한 뒤 이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펀드 판매를 이어간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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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뒤 서울남부지법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은 김봉현 전 회장 측이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서울의 한 술집.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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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실을 감추고 투자금을 계속 유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펀드 자금을 투자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각각 15년, 10년형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이들 두 개 사건이 병합돼서 재판이 진행됐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의 유·무죄 판단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했다.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부실을 은폐해 총 2000억 원의 펀드를 사기 판매한 혐의, 라임 펀드 자금을 투자한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이 1심에 이어 모두 유죄로 판단된 것이다. 다만 별도로 진행되던 두 사건이 항소심에서 병합돼 판결이 선고되면서 징역형이 가벼워지고, 일부 경제범죄가 추가로 인정돼 벌금과 추징액이 늘어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라임은 설립 8년여 만인 2020년 12월 등록이 취소됐고 올해 2월에는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몸통’으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아직까지 해외도피중이다. 검찰은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의혹 수사도 아직 종결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한 데 이어 ‘금융 검찰’인 금융감독원 수장에도 사상 첫 검찰 출신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취임하면서 라임 사태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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