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71·사진)는 엘리트 체육 중심의 한국 스포츠 정책이 효력을 다했다고 강조한다. 공부든 스포츠든 엘리트만 집중 육성하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정책을 택하면서 국가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허 총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은 극단적으로 말해 '공부하는 아이'는 운동을 안 하고, '운동하는 아이'는 공부를 안 한다"면서 "이제는 이렇게 이분법으로 나누면 안 되는 단계"라고 꼬집었다.
유소년 시절부터 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는 열심히 운동해서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하면 훗날 지도자 생활까지 꿈꿀 수 있다.
반면 프로야구 데뷔에 실패하면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더 이상 옳지 않은 정책이라고 허 총재는 설명한다.
허 총재는 "모두가 선수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미국, 유럽, 일본처럼 모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저변을 넓히는 것이 단순히 체육계의 이해관계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요즘 청소년들은 스포츠보다는 게임을 즐기는데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허 총재는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예술과 스포츠를 가르치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면서 "이제는 메달 따고 대통령과 함께 사진 찍고 폼 잡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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