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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대만도 반도체 정원 15% 늘렸다"…정치권 '반도체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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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재를 공급하지 못하는 교육부는 "개혁 대상"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질책 이후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정치권이 일제히 반도체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국회에서는 반도체 관련 토론회와 특강이 열렸고 교육부도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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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가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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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는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반도체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 개혁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와 이종호 과기부 장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총회에서는 이종호 장관의 반도체 특강도 진행됐다. 15일에는 교육부가 반도체 관련 전문가, 전공 학생 등을 초청해 토론회를 연다.



"대만 대학, 이스라엘 군복무 제도 배워야"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관련학과 증원뿐 아니라 군 복무와 연계한 인력양성 제도, 설비 예산 투자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발제를 맡은 김성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반도체 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해외 유학 후 귀국인력 공급이 한계에 달했고, 국내에서 교육받은 학사급, 박사급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15년 전 시스템 반도체 발전을 위해 몇 개의 대학에 20여명의 교수 학생을 증원해 현재 TSMC(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또 우수 인재가 군 복무 기간 동안 과학기술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한 이스라엘의 군 복무제도 '탈피오트'를 예시로 들며 "국방과 연계된 인력 양성제도를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탈피오트는 이스라엘 군 과학기술 전문장교 양성 프로그램이다. 탈피오트 장교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3년간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5년을 추가 복무하다 제대 후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된다. 김 교수는 "그걸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에 '과학기술전문사관' 제도를 만들었는데 정원이 작아 이를 확대 개편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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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예결위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종호 과기부 장관이 진행하는 반도체 특강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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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는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인력 양성 사례를 소개하며 "대만은 인구절벽 상태에서도 반도체 학과 정원을 15% 늘렸고 일본은 TSMC를 유치하면서 고등전문학교와 전문대를 합한 5년 과정을 만들어 고등학교에서부터 반도체 실무 교육을 받도록 했다"고 했다.



교육부 "공과 대학 전반에서 인력 배출해야"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연구과제 확대, 반도체 교육에 수반되는 시설 투자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탁승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본부장은 "대학에서 무작정 계약학과를 늘리기 전에 전문 교원과 반도체 관련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교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의 기술 인력을 대학 전임 교원으로 파견하고 일정 기간 지나면 다시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하다"고 했다.

하지만 반도체 학과를 늘리고 교수를 충원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현재 공과대학 내 여러 전공에서 반도체 인력을 배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장미란 교육부 산학협력 일자리정책과장은 "학과 정원을 늘리려면 최소 1년 전 예고를 해야 하는 만큼 학생 증원과 교원 채용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인력은 반도체 학과 뿐 아니라 화학·기계·산업공학 등 여러 학과에서 배출되는 만큼 공과대학 전반에서 학사제도를 유연화하고 학생들의 복수·부전공을 장려해 내후년부터 인력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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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진행하는 반도체 특강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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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 앞서 이준석 대표와 이종호 장관 등 참석자들은 "반도체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을 했다. 이 대표는 "대학 때 초고밀도 집적회로 디자인을 너무 잘해서 조교까지 했다"며 "반도체 회로 설계가 제 컴퓨터 전공에서 주요 분야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하버드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홍지유·장윤서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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