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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단독] '檢 고집' 배경에...尹, 당선인 시절 공정위·금감원 콕 집어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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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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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개별 단위 사건들이 금감원 차원에서 종결됐지만, 사회 일각에서 문제 제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금감원 시스템을 통해 다시 살펴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대규모 금융 사건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특히 금감원이 그간 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펀드 사기 사태 등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코드를 맞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당선인 시절 참모·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를 콕 집어 "문제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두 곳은 검찰 출신 수장이 취임했거나, 취임이 예정된 곳이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기관이다. '검찰 일색'이라는 비판에도 이 두 곳에 대해선 윤 대통령 자신이 원하는 '개혁'을 단행할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고, 실제로 금감원장에 자신이 검찰 시절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여당 및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공정위에 대해 "사건을 계속 붙들고만 있다가 공소시효가 임박하면 검찰에 사건을 던지는 조직"이라고 맹비난했고, 금감원에 대해선 "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났다"고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하기 전 평생 몸담았던 검찰 조직과 업무가 연계된 곳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두 조직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잘 알았고 불만이 많았으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검사 출신인 이 신임 금감원장 인선 배경에 대해 언급하면서 금감원과 공정위에 대해 '법 기준을 갖고 예측 가능하게 일해야 하기 때문에 법 집행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역량을 발휘하는 데 적절한 자리'라고 규정했다.

공정위의 경우 윤 대통령이 아직 인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카풀'을 함께했던 강수진 고려대 로스쿨 교수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강 교수 내정은 일단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정위 개혁에 대한 윤 대통령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면서 "이 때문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법무부와 연방무역위원회가 나눠서 기업 반독점 등 우리나라 공정위가 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우리 공정위는 연방무역위원회 업무에 치우쳐 있고, 법무부의 반독점국 등이 하는 업무에는 약하다는 걸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지적했던 바 있다"면서 "법무부가 하는 공정위 관련 업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뜻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이라는 막중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정작 공정위가 그 권한을 사용해 내놓은 결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공정위가 기존에 일하던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수준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고, 이를 위해선 기존 인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다만 강 교수 내정이 무산된 것이 검찰 출신이 많다는 비판 때문이라는 점에 대해선 윤 대통령 스스로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원장 후보군은 여전히 검찰 등 법조인 가운데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박인혜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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