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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 활용한 업무 자동화 혁신…경기 둔화 국면서 진가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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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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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들의 화두가 디지털 혁신에서 '인적자원 혁신(workforce transformation)'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업무 자동화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겁니다."

드미트리 첸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총괄사장(사진)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팬데믹의 결과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미래 근무 방식(future of work)이 대화의 주제로 떠오르면서 자동화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업이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를 자동화하는 로봇 소프트웨어다. 업무를 대신해주는 '봇'으로 불린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유아이패스·블루프리즘과 함께 글로벌 3대 RPA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첸 사장은 "코로나19 때 디지털 혁신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RPA를 적극 도입했다"며 "RPA를 활용하면 기업 내 수백·수천 개 업무를 자동화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이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PA가 단기간에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혁신 전략이란 얘기다.

그는 RPA의 진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더 크게 발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직원들의 일상 업무부터 공급망 관리까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인력 부족 문제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첸 사장은 "기업은 잠재적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관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데, 통상적으로 평상시에는 3~5년 내 투자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지만 경제가 나쁠 때는 이 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된다"며 "오토메이션애니웨어 RPA는 6~9개월 내 투자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인력을 추가로 뽑지 않아도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반대로 직원을 해고하지 않아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면서 "RPA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디지털 혁신 전략 중심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최대 강점은 RPA가 처음부터 클라우드용으로 개발된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이는 온프레미스(회사 내부 서버)로 구축된 제품을 클라우드에 올린 것과 다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이 아니라면 클라우드를 쓰더라도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구성하거나 앱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수동 작업이 필요하고 장시간 다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3~4년 전부터 대대적 투자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탈바꿈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을 완비한 RPA 기업은 현재 오토메이션애니웨어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첸 사장은 "클라우드 기반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백 오피스뿐 아니라 더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조치가 필요한 프런트 오피스(일선 업무)까지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입력, 입금내역 관리 등 백 오피스의 단순 반복 업무를 떼어서 봇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 업무 과정 전반에 걸쳐 시작부터 끝까지(엔드 투 엔드)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자동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견적에서 결제까지 30일이 걸리는 작업 과정을 RPA를 투입하면 6일 이하로 단축할 수 있다. 그는 "프런트 오피스 등 RPA를 활용하는 직원이 늘어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확장성과 인프라 비용 유지가 관건인데, 클라우드 네이티브여야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에 봇이 아니라 '세계 최고 디지털 근로자(digital workforce)'를 제공한다는 것이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목표다.

지난해 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 시장조사 업체인 ETR가 발표한 'RPA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2000·포천500 기업의 기술 관련 의사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자동화 사용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클라우드용 RPA를 도입했다. 올해 클라우드 전용 RPA를 적용하는 기업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한 38%에 달할 전망이다.

첸 사장은 기업이 RPA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RPA는 단순 잡무를 줄이는 기능이 부각됐지만 최근엔 직원에게 매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돌려줄 수 있는지 등 업무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한국 기업에 대한 자동화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드미트리 첸 사장은 "한국은 고령화, 강도 높은 업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자동화 혁신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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