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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수술로봇 강자' 인튜이티브서지컬 코로나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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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매일경제

글로벌 로봇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한 종목 중 하나는 수술용 로봇 업체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이 기업이 만든 '다빈치'는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을 80% 이상 장악하고 있다.

창업자인 프레더릭 몰은 의사 출신으로 레지던트 근무 당시 로봇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창업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1995년 설립된 이후 5년 만에 수술로봇을 상용화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프로메테우스, 로보닥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뒤 오늘날과 같은 우위를 다졌다.

다빈치는 매우 정교한 로봇이다. 로봇 팔에는 복강경 기구를 끼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의사가 콘솔을 통해 조종하면서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입체 화면인 데다 손 떨림이 없어 수술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나 흉부를 절개하는 대신 0.5~1.5㎝ 작은 구멍을 뚫어 진행하기 때문에 매우 정교한 장치가 필요한데 이를 로봇이 대신하는 셈이다. 오늘날 4세대 다빈치 제품까지 출시됐으며 가격은 1대당 200만달러 이상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오늘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로봇 자체 판매 비중은 30% 이하로 줄어든 데 반해 서비스 부문이 16%, 소모품 판매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렇다고 성장이 둔화된 것은 아니다. 작년 매출액은 약 57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 급증했다.

물론 인튜이티브서지컬 역시 올해 들어 불어닥친 증시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217.79달러로 올 들어 39.50% 하락한 상태다. 다만 지난 1개월간 3.14%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낙폭은 줄어들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주가는 작년 말까지 지난 5년간 무려 400%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서자 주식 분할도 단행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드리아 치미노 모틀리풀 애널리스트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만든 다빈치의 가격은 200만달러에 달하지만 경쟁 상대보다 비싸다고 할 수 없다"면서 "수많은 외과의사가 다빈치로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쟁 상대들이 인튜이티브서지컬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것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직면한 문제는 병원 내 수술 건수 감소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여전히 병원 내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기간 중에 다빈치를 활용한 시술 건수는 19%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장비 판매뿐만 아니라 부품·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기 때문에 수술 건수 회복이 향후 주가 흐름에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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