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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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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는 난이도 하… ‘웃픈’ 베트남 방송 “‘공오균’ 발음 도대체 어떻게 합니까?”[오!쎈 우즈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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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베트남 기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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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노진주 기자] “‘공오균’ 발음이 너무 어려워 미치겠어요! 발음 어떻게 해요?”

베트남 매체 방송 기자가 허탈하게 웃으며 한 말이다.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로코모티프 경기장에선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사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이날 개막해 19일까지 열린다.

조별리그 C조에 함께 묶인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소속 감독과 대표 선수 1명은 기자회견에 나서 대회에 임하는 소감과 목표 등을 밝혔다.

한국 U23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53)과 더불어 낯익은 인물이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베트남 ‘새 사령탑’ 공오균 감독(47)이다.

공오균 감독은 한국 17세18세20세23세 이하 대표팀 코치로 오랜 시간 일했다.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대업을 일궈냈을 때 한국 코치진 중 한 명이 바로 공오균 감독이었다.

2020년엔 인도네시아 대표팀 코치로 신태용 감독을 보좌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U20 대표팀 감독직도 잠시 역임했다. 공오균 감독은 현역 시절 대전시티즌, 경남FC, 선샤인코스트FC 등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K리그 '레전드'다.

지난달 23일 그는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 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번 대회가 그의 데뷔전이다. 출발을 잘하고 싶은 공오균 감독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리고 복잡한 사람이 또 있다. 바로 그의 이름을 또박또박 발음해야 하는 베트남 방송 매체 기자들이다.

상상 이상으로 어려웠는지 한국에서 이번 대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공오균 감독 ‘현지인 발음’을 부탁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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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히에우 루옹 트렁 / 베트남 기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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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매체 ‘Sport5’ 소속 기자 히에우 루옹 트렁(27)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에게 다가와 한국에서 왔는지 물은 후 “실례가 안 된다면 ‘공오균’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한 번 들을 수 있을까요”라며 정중하게 물었다. 그의 표정에서 간절함과 애절함이 풍겼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가 가장 자신 있는(?) 기자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Of course(물론이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베트남의 다른 매체 소속 기자 4명도 ‘공오균’ 발음을 듣고 싶어 기자 옆으로 왔다.

생각보다 판이 제대로 깔렸다. 녹음기는 기본이었고, 한 명은 기자에게 마이크까지 쥐어줬다. 기자 얼굴과 녹음기 거리는 500원짜리 동전 딱 하나 들어갈 정도로 가까웠다.

심지어 기자가 공오균 감독의 이름을 발음하기 전 고요하기까지 했다. 타자 소리로 가득했던 기자회견장이 마치 ‘노이즈 캔슬링(주변 소음 차단)’된 것 같았다. 다른 나라 기자들도 집중했다.

마이크를 쥔 기자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공. 오. 균”이라고 크게 말했다. 한 번 말하면 ‘정’ 없다. 앞에 놓인 4대의 녹음기 개수 만큼 발음했다.

팁까지 줬다. ‘공’과 ‘오균’ 사이에 쉼표를 한 번 찍으면 그나마 발음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기자들은 흐뭇하게 주섬주섬 녹음기와 마이크를 챙기며 곧바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공오균 감독은 기자회견이 마무리된 뒤 가장 많이 이름이 불린 감독이지 않을까 싶다.

이 소식을 들은 공오균 감독은 OSEN에 “선수들이 나를 부를 때 '코치 꽁(공)~'이라고 해서 (기자들 사이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있는지 몰랐다”고 웃었다.

베트남 기자단은 '박항서' 발음은 도와줄 필요 없이 원어민 수준으로 잘했다.

OSEN

[OSEN=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은정 기자]지난 30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베트남 U23 남자 축구대표팀 공오균 감독이 OSE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에 이어 베트남 U23 사령탑으로 선임된 공오균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통해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2022.06.02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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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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