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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당첨 확률 높대서 샀는데 홈페이지 오류… ‘나 몰라라’ 동행복권에 구매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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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직장인 김모(33)씨는 동행복권 사이트에서 ‘트리플럭’ 전자복권을 10만원 가량 구매했다.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복권이 판매량 대비 1등 당첨이 매우 적어 1등 당첨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정보를 봤기 때문이다. 김씨가 직장 동기들에게 이 정보를 알리자 동기들도 김씨를 따라 소액으로 같은 복권을 구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이 같은 정보가 사이트에서 판매 현황을 제 때 업데이트하지 않아 생겨난 허위 정보라는 점을 알게 됐다.

조선비즈

지난 30일 동행복권 트리플럭 판매현황. 판매율이 98%로 표기되어있으나 실제로는 49.5%에 그친다./동행복권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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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복권 통합포탈인 동행복권 등에 따르면 전날 전자 즉석복권 ‘트리플럭’ 판매현황 관련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늦어지면서 표기 오류가 발생했다. 트리플럭은 1등 당첨금이 5억원에 달하는 스크래치형 전자 복권으로 1매에 1000원이고, 1인당 1일 구매 최대 금액은 10만원으로 제한된다. 동행복권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지정한 복권 수탁사업자로 로또, 연금복권부터 전자복권이나 즉석복권 등 복권위가 발행하는 모든 복권을 판매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전날 동행복권 사이트에는 트리플럭 복권 판매율이 98%에 달하지만, 당첨금액이 5억원인 1등 복권은 8장 중 4장만 판매됐다고 표기돼 있었다. 남은 복권이 전체 매수의 2%에 불과한데 1등 복권은 절반이나 남아 있으니 1등 당첨 확률이 꽤나 높았던 셈이다. 이 정보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동행복권 사이트에서 트리플럭을 샀다.

하지만 이는 동행복권이 홈페이지 판매현황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오류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리플럭 복권은 1등 당첨자가 모두 출현하고 판매량이 90%를 넘기면 일정 분량을 재발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날도 마찬가지로 1등 당첨자가 모두 출연해 새롭게 복권이 발행된 상태였는데, 홈페이지 발행매수와 판매율 수치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홈페이지에 추가 발행 공지문은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지 못한 많은 사람이 트리플럭에 몰렸다. 실제로 재발행을 반영한 복권 판매율은 49.5%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율 표기 오류로 올바르지 못한 정보가 인터넷 등지로 퍼져나가며 2030들 사이에서는 ‘반짝’ 구매 열풍이 불었다. 1인당 최대 구매 제한 금액이 10만원이라서 개인당 피해가 더 크게 확산되지 않았지만, 소액이라도 잘못된 당첨 확률을 믿고 투자한 것이 아깝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친구가 확률이 높으니 한번 사보자고 해서 복권을 생전 처음 사봤는데, 98% 팔렸을때는 1등이 이미 다 나온거였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절반을 재발행해서 판매할 거면 판매율 수치를 제대로 관리했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동행복권 측은 판매율과 발행매수 등 수치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기 업데이트하는 사안으로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입장이다. 동행복권은 소비자 항의 등이 빗발치자 현재 트리플럭 복권의 판매율을 49.5%로 바꿔 표기한 상태다.

일부 복권 구매자들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동행복권이 사이트에 구매현황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구매자들이 당첨 확률을 착각하고 복권을 구매했으니 환불 등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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