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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단 갈등 봉합’ 윤호중·박지현, 일단 손잡았지만···“선거 이후가 더 문제” 반응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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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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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86그룹 용퇴론’ 등 쇄신안을 놓고 벌어진 내부 갈등을 봉합했다. 지난 28일 밤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어 “당지도부의 혼선으로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히면서다. 당의 명운을 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단 내홍을 일단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다만 박 위원장이 이날 제안했던 ‘더 젊은 민주당’과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의 내용을 담은 ‘5대 쇄신과제’를 선거 이후 추진하기로 해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28일 밤 8시부터 2시간 동안 국회에서 긴급 비대위 회의를 한 뒤 “향후 이런 일이 없이 손을 붙들고 단합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그간의 혼란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비대위원들은 공동 유세 등 함께할 것은 함께하기로 했다”고 번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이 민주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진통이라고 인식하고, 비대위는 오늘부터 당면한 지방선거 승리와 당의 혁신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5대 쇄신과제’를 합의해 발표했다. ‘더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위해 청년 정치문을 넓히고 정치교체를 완성할 것’ ‘더 엄격한 민주당을 위해 당내 성폭력 등 범죄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해 나갈 것’ ‘더 충실하게 약속을 지킬 민주당을 위해 대선 때 대국민 공약을 신속히 이행할 것’ ‘더 확실한 당 기강 확립과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당 해당 행위와 언어폭력에 엄정히 대처할 것’ ‘더 세밀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을 위해 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청년 일자리 등 필요한 해법에 대해 적극 추진할 것’ 등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 24일 박 위원장의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으로부터 시작된 당 내부 갈등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앞서 박 위원장이 대국민 호소 회견 등을 통해 ‘86그룹 용퇴론’과 ‘최강욱 의원 비상징계 추진’, ‘폭력적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윤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86그룹 의원 일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충돌했다. 당 내부 갈등이 커지고 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 일부의 항의가 나오자 박 위원장은 지난 27일 이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5대 쇄신과제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 유세문 발표를 윤 위원장에게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혀 파문이 증폭됐다.

결국 이날 합의는 민주당이 박 위원장의 ‘쇄신 돌파 의지’를 존중하면서도 선거라는 위기 시점을 고려한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박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이견이 큰 게 아니었지만 시점과 상황이 맞느냐는 반론이 적지 않아 선거 이후 추진과제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 지도부가 제가 제안한 5대 혁신안을 모두 수용했다. 혁신안을 수용해주신 윤 위원장님과 비대위원들께 감사드린다”며 “낡은 기득권을 버리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겠다. 모든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한마음 한뜻으로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를 위해 혼란을 잠시 잠재웠을 뿐 “선거 직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86그룹 등에 대해 박 위원장이 쇄신 돌파 의지를 다시 세울 경우 정면 격돌이 불가피하다. 박 위원장이 지목한 팬덤정치의 주인공인 강성 지지자들과 일부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8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 등을 포함한 비이재명계 간의 당권 경쟁이 예고돼 있기도 하다.

실제로 박 위원장이 이날 비대위 회의 전에 자신과 윤 위원장,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만나는 ‘3자 회동’을 제안하고 이 자리에서 쇄신안 추진을 설득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지자 당 내부에선 벌써부터 선거 직후 치열한 ‘내부 쇄신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 대변인은 3자 회동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두 분 위원장이 대화를 나눈 결과, 3자 회동은 선대위원장 세 분의 회동인데 이번에 문제가 된 내용은 당 쇄신과 혁신에 관련된 내용”이라며 “그래서 3자 회동보다는 비대위원들이 모여서 논의해보자는 차원에서 오늘 회의가 열렸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이 요구했던 ‘86그룹 용퇴’에 대해선 “비대위 회의에서 별도로 그 얘기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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