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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1200만명 부족한데... 인력난 빠진 IT업계가 주목한 ‘노코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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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로우코드 서비스 '파워앱스' /M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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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개발자가 부족해진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노코드(No code)·로우코드(Low code)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코드는 키보드가 아닌 마우스 클릭이나 음성으로 명령어를 입력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로우코드는 키보드를 사용하지만, 최소한의 코딩 지식만을 필요로 한다.

IT 업계가 구인난에 빠진 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공지능(AI), 플랫폼, 빅데이터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엔데믹(풍토병화)을 선포한 지금도 감염 우려로 직장에 복귀하지 않는 개발자도 많다. 노코드·로우코드가 기업들 사이에선 ‘대체제’로 현업 개발자들 사이에선 ‘똑똑한 조수’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29일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는 2024년까지 약 3800만명의 개발자를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된다. 2년 안에 현재 2600만명보다 1200만명이 더 필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처럼 불균형한 수요와 공급의 간극을 좁혀주는 게 노코드·로우코드다. 대부분의 노코드·로우코드 서비스는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어 비(非)개발자도 사용법만 배우면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미리 만들어진 요소들을 쓰기 때문에 오류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업들은 재택근무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노코드·로우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월 380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8.6%는 ‘사내에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39.3%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필요에 의해’ 노코드 또는 로우코드 서비스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이러한 기업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해 전 세계 로우코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138억달러(약 17조41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트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 원격근무 지원 기능은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로우코드 서비스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2025년에 출시될 애플리케이션(앱) 10개 중 7개는 로우코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개발자들도 노코드·로우코드에 긍정적이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데이터분석기업 슬래시데이터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66개국 2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6%는 업무의 일정 부분에 노코드·로우코드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북미 지역 개발자의 19%는 업무의 절반 이상을 노코드·로우코드로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치인 10%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노코드·로우코드 시장은 2030년 1870억달러(약 235조6761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개발자 약 2770만명이 평균 1300달러(약 164만원)짜리 로우코드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360억달러(45조3708억원)까지 성장하는 데 그치겠지만, 여기에 전 세계 IT업계 근로자 8억6500만명 중 20%가 200달러(약 25만원)짜리 노코드 서비스를 쓴다는 가정을 더하면 같은 기간 시장 규모는 총 700억달러(약 88조2350억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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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의 노코드 서비스 '데브온NCD'. /LG CN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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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빅테크들은 이미 노코드·로우코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선두주자는 지난 2016년 ‘파워앱스’를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MS)다. 파워앱스는 ‘애저’ ‘오피스365′ ‘팀즈’ 등 MS의 다른 기업용 서비스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으며, 목소리만으로 개발을 지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패션기업 H&M은 파워앱스로 앱 플렉시(FLEXI)를 개발하고 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2020년 노코드 전문 기업 ‘앱시트’를 인수했다. 회사명과 같은 이름이 붙은 ‘앱시트’ 서비스는 사용자가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선택하고 어떤 모양으로 구현할 것인지 설정하면 알아서 앱을 만들어준다. 구글의 다른 서비스인 드라이브, 지도 등과도 연동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LG CNS가 지난해 3월 ‘데브온NCD’를 선보였다. 데브온NCD는 사용자가 아이콘으로 표시된 각종 기능을 원하는 위치에 끌어 놓으면 그 모양대로 프로그램을 생성한다. 네이버가 지난 2월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시작한 ‘클로바스튜디오’도 노코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지향한다. 사용자가 활용 목적과 예시를 몇 개만 입력하면 원하는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노코드·로우코드는 ▲서비스형통합플랫폼(iPaaS) ▲앱 빌더 ▲지능형프로세스자동화(IPA) 시스템 등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iPaaS는 기존의 앱과 데이터 흐름을 새로운 서비스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도구다. IPA는 로그인, 데이터 추출 및 입력과 같은 기본 업무를 자동화하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에 AI를 접목한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있다. ‘기성품’인 탓에 세부적으로 코드를 짜는 것이 불가능하다. 즉, 기술력을 요하는 산업에는 도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결제, 정산과 같이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는 산업은 관리가 필수적이어서 해당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가 필요하다”며 “노코드나 로우코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노코드·로우코드로는 메모리를 관리할 수 없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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